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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밸류업 1호는 우리금융? 임종룡 '100억 횡령' 딛고 주주가치 향한다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6-24 14: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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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지주가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른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강화에 힘을 싣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우리은행의 100억 원대 횡령사건과 사업영역 확장이라는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도 주주가치 강화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4대금융 밸류업 1호는 우리금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100억 횡령' 딛고 주주가치 향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발빠른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강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3분기에 발표하기로 하면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밸류업 공시 1호’는 우리금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시 계획을 내놓은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당시 4분기에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할 계획을 내놨는데 우리금융이 이를 한 분기가량 앞당긴 것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관련한 별도의 공시일정을 아직까지 밝히지 않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공을 들인 주주환원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체제에서 주주환원을 강화했고 지난해 7월에는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주당 180원의 분기배당도 실시했다.

임 회장 스스로도 지난해 9월 1억1880만여 원을 들여 자사주 1만 주를 매입하며 주주환원 강화 의지를 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져 5월에는 지주 부사장 등 임원진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우리금융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21일 기준 42.79%로 2019년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투자자 확대에도 우리금융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우리금융 주가는 올해 들어 21일까지 9.5% 가량 올랐는데 같은 기간 KB금융(45.28%)과 하나금융(38.01%), 신한금융(18.5%)의 주가 상승률보다 크게 뒤처졌다.

우리금융이 3분기 내놓을 주주환원 제고계획이 주가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놓을 주주가치 제고계획의 ‘알맹이’가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이날 공시는 어디까지나 3분기에 ‘계획을 밝히겠다는 공시’인 만큼 발 빠른 움직임에 걸맞은 내실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금융사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주로 여겨진 만큼 정부의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선제적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를 놓고 내실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상장사 밸류업 ‘1호 공시’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은 당시 금융권은 물론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먼저 세부안을 담은 밸류업 공시를 냈는데 기존에 발표했던 기업가치 강화 방안을 그대로 담아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당시 논평을 통해 “키움증권 계획은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다”고 짚기도 했다.

임 회장이 재빠르게 결정을 내린 만큼 밸류업 계획을 탄탄히 짜야 하는 셈인데 신사업 관련 내용이 어떻게 담길지도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임 회장은 올해 들어 제4인터넷은행 추가 투자 추진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증권업 진출, 롯데손해보험 인수전 참여 등 신사업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보통주자본비율이 3월 말 기준 11.9%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은 만큼 단기적 관점에서 신사업 확대는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여겨진다.

상장사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분기 4대 금융 가운데 순이익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06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2분기보다 28% 늘어나는 것이다.
 
4대금융 밸류업 1호는 우리금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100억 횡령' 딛고 주주가치 향한다
▲ 우리금융 2분기 순이익은 이날 기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 자료 갈무리>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한 자릿수대 성장에 그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이번 공시 시점도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에서 100억 원대의 횡령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시가 나왔기 때문이다.

내부통제는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주요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금융사는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만큼 내부통제에 실패하면 영업 위축 등의 악영향을 넘어 직접적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4대 금융은 과거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는 물론 최근까지도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임 회장이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밸류업 계획 일정을 선제적으로 낸 만큼 내부통제와 관련한 시장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기업가치 강화에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에 담길 세부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횡령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촘촘한 사후 대책을 마련하고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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