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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임박, '발등의 불' 국내 기업 중 LG 행보 부각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6-19 13: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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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임박, '발등의 불' 국내 기업 중 LG 행보 부각
▲ 프랑스 낭트에 위치한 풍력 발전기.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시점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자체 ESG 공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르면 2년 안에 의무화된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LG는 전 계열사 차원에서 구체적이고 책임성 있는 계획을 추진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지난해 비영리국제기구 CDP에 친환경 전환 계획을 제출한 기업이 전년 보다 44% 늘어 5906곳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를 놓고 CDP는 글로벌 상장기업 넷 가운데 하나가 CDP 탄소정보공개플랫폼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가입 기업 숫자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쉐리 마데라 CDP 최고경영자(CEO)는 공식성명을 통해 “지난해 CDP에 기후 전환 계획을 제출한 기업들이 거의 50% 가깝게 늘었다”며 “기업이 내놓는 미래 지향적 약속이 시장 이해관계자와 신뢰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공시를 향한 모멘텀은 더 이상 착각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다”며 “2025년까지 추가로 8천 곳이 넘는 기업들이 CDP를 통해 공시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DP에 공시 자료를 제출하는 기업들이 이처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이유는 CDP 보고서가 유럽연합(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공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등 여러 글로벌 공시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CDP 보고서를 글로벌 의무공시의 예행연습 삼아 역량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DP는 향후 CSRD, SEC 기후공시, ISSB 등에서 최근 변경된 기준과 호환되는 공시 기준을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도 ISSB 표준에 맞춘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를 통해 ‘한국 ESG 공시’를 확립하고 이르면 2026년부터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지난 4월 ESG 공시 초안을 공개했고 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행 계획대로라면 오는 9월 최종안이 확정된다.

다만 글로벌 공시들과 같은 시행 기한을 잡은 한국회계기준원 계획에 반해 국내 기업들의 준비는 다소 더진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발표한 ESG 공시 시행에 관한 기업 의견 설문조사를 보면 국내 125개 상장사 가운데 58.4%는 적정한 ESG 공시 의무화 시점을 2028년 이후라고 답변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상정한 시점보다 2년이 늦다. 이는 사실상 한국 기업들이 ESG 공시를 시행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자인한 셈이다.

한국 ESG 공시 의무화 시점이 기업들의 희망대로 2028년으로 밀린다고 하더라도 국내 대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글로벌 공시 의무도 지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비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크다.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임박, '발등의 불' 국내 기업 중 LG 행보 부각
▲ 하용수 LG디스플레이 ESG전략팀 책임이 14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4 경기도 ESG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글로벌 공시 의무화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움직임이 돋보이는 곳으로 LG그룹이 꼽힌다. 

LG는 현재 전 계열사 차원에서 C급 임원들에 ESG 공시 분야별 지도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ESG 공시 역량 확보를 최고경영진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 수자원 관리, 전력 효율화 등 세부 분야를 나눠 수준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목표 달성 시점까지 담은 계획도 세웠다.

하용수 LG디스플레이 ESG전략팀 책임은 “LG디스플레이는 독일에도 법인이 있기 때문에 유럽 CSRD에도 해당이 된다”며 “CSRD가 글로벌 공시 가운데 가장 빡빡할 것으로 보이고 2026년부터는 공시를 해야 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잘 수집해야 해서 6개월 정도 여기에 바짝 올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을 반영해 CDP에도 보고서를 제출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CDP 코리아 시상식에서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다수가 상을 받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CDP 2023 기후변화 대응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CDP 환경 정보 평가에서 산업 부문별로 가장 우수한 5개 기업에 주어지는 상이다. 또 기후 대응 우수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들어가는 명예의 전당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정보기술 부문에 8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하 책임은 “사내 논의 등 일련의 활동을 통해 변화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목표를 쪼개서 결과를 확인하고 지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상당히 힘을 많이 쏟고 있으며 실무자들에도 이와 관련해 여러 당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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