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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텔레콤 분할해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 낼까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10-17 15: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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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텔레콤 분할해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 낼까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CEO 합숙세미나에서 계열사 경영진에게 SK그룹 SKMS(SK그룹 경영관리체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SK그룹이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개편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경영진 합숙세미나를 열고 앞으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SK텔레콤을 중간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플랫폼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 첫걸음부터 주춤했다.

중간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면 온라인상거래 사업 등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작업이 더 수월해져 플랫폼사업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 SK텔레콤 중간지주회사 되나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SK그룹이 SK텔레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회사를 중간지주회사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SK그룹은 지주회사 SK가 SK이노베이션 및 SK텔레콤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중간지주회사로 자리잡아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등 계열사를 지배하며 중간지주회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최 회장과 SK그룹 주요계열사 경영진은 최근 합숙세미나를 진행하고 앞으로 그룹의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은 합숙세미나에서 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체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핵심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SK텔레콤을 분할한 뒤 중간지주회사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앞으로 SK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이 계획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현재 국가의 기간통신 사업자기 때문에 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때 정부의 규제를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중간지주회사를 신설하면 국내외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과 지분투자를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새롭게 설립될 중간지주회사가 SK텔레콤의 사업부문과 함께 현재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을 자회사로 둘 것으로 바라봤다.

  최태원, SK텔레콤 분할해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 낼까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이렇게 되면 SK플래닛의 온라인상거래사업이나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포털사업에서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야심차게 추진해온 CJ헬로비전과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플랫폼사업을 강화하려던 계획이 삐끗했다. 인수합병 심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세운 기준이나 현행법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유료방송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외에 온라인상거래, 포털 등 관련사업을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종합 플랫폼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룹과 회사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간지주회사 설립방안을 비롯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SK텔레콤 자회사 벗어나나

SK그룹의 구조개편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 역할을 지속할지 여부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07%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SK텔레콤의 무선통신 및 유료방송사업이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과 서로 연관성이 떨어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현재 구조는 SK하이닉스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 나왔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해당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사업에서 인수합병을 더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과 SK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를 진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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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SK는 자체사업으로 보안시스템과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운영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 등이 포함된 대만의 홍하이그룹과 스마트물류분야에서 협력을 맺는 등 관련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연구원은 “SK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SK의 IT서비스사업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구조개편 시나리오의 중심에 놓여 있는 SK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중간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포함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회사 SK의 주가는 이날 21만9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5.04% 오른 것이다.

SK텔레콤 주가는 17일에 전 거래일과 비교해 2.04% 오른 22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1.81% 올랐다.[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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