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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해양플랜트사업 포기할 수 있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10-14 14: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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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과연 해양플랜트사업을 포기할 수 있을까?

맥킨지가 해양플랜트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청산해야 한다는 내용을 최종 컨설팅보고서에 담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선3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3사는 그동안 해양플랜트를 통해 외형을 유지해왔는데 당장 사업을 줄일 경우 후폭풍이 만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해양플랜트, 조선3사의 외형의 절반 차지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가 국내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사업을 대폭 줄이거나 청산하는 내용을 권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3사, 해양플랜트사업 포기할 수 있을까  
▲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맥킨지는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의뢰한 컨설팅보고서를 곧 마무리한다. 이 보고서에 국내 조선업계가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서 해양플랜트사업의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청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그동안 맥킨지의 컨설팅보고서를 반영해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할 때 정부가 맥킨지의 권고대로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주문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회사들은 2010년 이후 해양플랜트사업의 비중을 크게 늘려왔는데 정부가 이를 축소하라고 주문할 경우 외형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조선3사는 과거 선박시장의 발주호황에 힘입어 사업규모를 키워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선박수요가 줄어들자 거대해진 조직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해양플랜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 최근 5년 동안 해양플랜트부문이 조선3사 전체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5조 원 가운데 해양플랜트사업 비중이 54%에 이른다. 2014년 해양플랜트 매출비중이 63%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수주잔량만 해도 139억 달러(13기) 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에서 해양생산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7%나 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4억 달러(9기)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해양과 플랜트부문의 수주잔량이 전체의 58.5%를 차지한다.

맥킨지는 조선3사에 현재 계약된 해양플랜트만 사업을 진행하고 추후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않는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해양플랜트 수요 없을 가능성" VS "가야할 길"

맥킨지는 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시장이 예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힘들다는 전망을 보고서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가격의 약세를 막기 위해 최근 감산에 합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가격은 최근 배럴당 50달러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셰일가스라는 원유의 대체제가 존재해 원유가격이 올라도 예전과 같은 수준(배럴당 100달러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3사, 해양플랜트사업 포기할 수 있을까  
▲ 해양플랜트 설비.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OPEC 회원국들은 국제유가가 각국의 재정에 도움이 되면서도 미국의 셰일생산을 막는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며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회복하면 채산성이 맞아 발주를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수요가 예전만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과 교수는 13일 한 인터뷰에서 “셰일가스가 상용화하면서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며 “상당기간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급격한 외형축소를 요구할 경우 조선업계가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선박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설비 축소를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양플랜트까지 떼어내면 조선기업들이 세계에서 선두를 지켜나갈 수 있는 기반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9월 ‘조선해양의 날’에 “해양플랜트사업을 노른자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며 “우리가 가야할 길은 해양플랜트이고 축소할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더 발전시켜 나가야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3사는 선박시장이 불황의 조짐을 보였던 2010년 이미 구조조정을 진행했어야 했지만 해양플랜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당시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현재 대규모 인력감원을 만드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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