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피트 부디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비행기 난기류 사고가 갈수록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항공업계가 난기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각) CBS와 인터뷰에서 최근 태국에서 발생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의 사고와 관련해 "난기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난기류는 미국을 포함해 해외 여행자들에게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부티지지 장관은 "수송산업은 이미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상태”라며 "기후가 계속 바뀌고 있는 것처럼 안전을 위해 수송 부문 정책, 기술, 인프라에 모두 맞춤형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방콕에서는 지난 21일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 사고를 겪으며 약 1분 동안 급상승과 급하강을 수 차례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 당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난기류 발생 빈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가 온난화하면서 풍속과 풍향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파울 윌리엄스 영국 리딩 대학 대기과학 연구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난기류 증가와 연관성을 가진다”며 “1979년부터 최근까지 난기류 발생 건수가 약 55% 증가했다”고 말했다.
▲ 난기류로 난장판이 된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 기내 모습. <연합뉴스> |
리딩대학교는 이런 분석 결과를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지’에 등재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기후변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속된다면 향후 10년 내로 극심한 난기류 사고 발생 건수가 최소 두 배에서 세 배까지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공항 및 항공 인프라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부티지지 장관은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의 물리적 상태에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것이 미국 전역의 다양한 교통 인프라를 개성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항공사 역시 승객들과 관련한 난기류 안전대책을 서두르고있다.
폴 웨더힐트 캐세이퍼시픽 기장은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사고 직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간단한 안전띠 착용 준수만으로도 난기류 사고에서 안전을 지킬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원천이 되는 난기류를 처음부터 회피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운 항공사도 있다. 일본항공은 일본 기상청이 보유한 위성 체계에서 얻은 기상 정보를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해 난기류 발생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일본 ANA항공도 자체적으로 이와 같은 체계를 구축했고 계열사 내 모든 항공기에 공유하고 있다. 사카모토 케이 ANA항공 기상예보체계 관리자는 NHK를 통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난기류를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기후변화의 추이를 맞춰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기류 사고 대비를 위한 국제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항공사 평가사이트 ‘에어라인 레이팅스’의 제프리 토마스 편집자는 “지금 운항하는 항공기들은 국제항공협회를 통해 데이터 공유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앞선 항공기가 난기류를 겪으면 같은 경로를 지나가는 다른 항공기에 공유해 사전에 경고해주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