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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인수하는 대부업체 '돈의 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2-07 1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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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가 '돈의 힘'을 앞세워 저축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당국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의 길을 열어준 탓이다.

국민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해온 대부업체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살려낸 저축은행을 넘겨주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비판부터 금융당국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인수하는 대부업체 '돈의 힘'  
▲ 러시앤캐시 TV 광고 캡쳐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예나래, 예성, 예주, 예신저축은행 등 4곳의 가교저축은행(공적 자금을 투입해 건전화시킨 저축은행) 입찰을 진행하고 4일 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입찰 결과 예나래와 예주는 아프로파이낸셜(브랜드명 러시앤캐시), 예신은 웰컴크레디라인대부(브랜드명 웰컴론), 예성은 한국투자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개의 우선협상대자 중 2곳이 대부업체가 된 셈이다. 이들이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대부업체가 금융권 저축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가 된다.

대부업체는 그동안 끊임없이 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여왔다. 대부업체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는 현재 10% 전후의 조달 금리로 자금을 빌려오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5%  밑으로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게 허용하는 대신 개인 소액대출 금리를 20% 초중반으로 낮추고 대부업 비율을 줄여나가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침체된 저축은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대부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금융당국은 내놨다.


그러나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은 부정적이다. 수신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을 대부업체가 인수하게 될 경우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자금조달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부업체의 판촉을 위해 저축은행의 고객정보가 대부업체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을 활성화시키려다 자칫 대부업 시장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길을 열어줬다. 가교저축은행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된 예보로서는 부채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내기 위해 가교저축은행 매각을 최대한 서둘러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제도권 금융회사 중 저축은행을 인수할 곳이 마땅치 않자 결국 대부업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존의 불허방침에서 급선회했다.

예보는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2007년 이후 부실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설립하고 보유했던 가교저축은행을 모두 매각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실저축은행 정리자금 2,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해 부실저축은행 정리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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