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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강유전체 신소재로 1천단 적층 낸드 개발 중, 페타바이트 스토리지 시대 연다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5-14 16: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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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소재인 강유전체를 활용해 1천 단 이상 적층, 한 개의 칩으로 1페타비트(Pb. 1Pb는 1024테라비트) 수준의 저장용량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3차원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 소재의 반도체로는 셀 간 간섭현상으로 셀을 집적하고 쌓아올리는 데 한계가 있는 데 비해 강유전체 소재를 활용하면 10나노미터 이하의 얇은 박막 셀을 간섭현상 없이 집적할 수 있어 같은 칩 크기라도 대용량의 데이터 저장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강유전체 신소재로 1천단 적층 낸드 개발 중, 페타바이트 스토리지 시대 연다
▲ 삼성전자가 페타바이트(1024테라바이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소재 기술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9세대 3차원 V낸드플래시 제품. <삼성전자>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조만간 국제학회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하고, 관련 강유전체 낸드플래시 상용화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개당 최대 용량의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양산에 들어간 290단 적층의 1테라비트(Tb) 수준의 9세대 V낸드플래시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400단 이상의 10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지만, 여기에 쓰이는 소재는 기존 실리콘으로 더 이상 집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유전체 소재로 1000단 이상 적층과 고집적이 가능해지면 개당 낸드플래시 최대 저장용량은 1Pb 이상으로 커질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테라바이트 수준의 스토리지(SSD) 제품에서 벗어나 페타바이트 용량의 차세대 스토리지 제품이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또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법칙'이 최근 실리콘 소재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로 더 이상 작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새로운 강유전체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다시 무어의법칙이 작동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국제전지전자학회(IEEE)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김기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은 오는 6월18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VLSI 2024 심포지엄'에서 하프니아(산화하프늄) 강유전체를 활용한 낸드플래시 기술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 연구에는 한양대학교 연구진도 참여했다.

VLSI 2024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구진은 하프니아 강유전체 기반의 저전압 1천단 이상의 쿼드레벨셀(QLC) 3D V낸드플래시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자료에서 “이번 연구는 하프니아 강유전체가 침체기에 접어든 3D V낸드 기술을 확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없어도 전기적 분극을 유지하는 자성을 가지고 있으며, 두 극성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구조인 ‘0’과 ‘1’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메모리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에는 PZT(아연, 지르코늄, 티탄의 복합 화합물)가 주로 쓰였다.

강유전체 가운데 하프니아 강유전체는 일반적으로 낸드플래시 박막 재료로 쓰이는 산화물이나 다른 강유전체 재료보다 얇은 박막을 구현할 수 있어 고집적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PZT 강유전체와 비교하면 10분의1 미만의 얇은 박막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강유전체는 고온에서 낸드플래시 조건인 비휘발성 특성(전원을 공급하지 않아도 정보가 유지되는 성질)을 잃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 강유전체 신소재로 1천단 적층 낸드 개발 중, 페타바이트 스토리지 시대 연다
▲ 삼성전자의 기업용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삼성전자>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한 소재는 3D 집적 공정 시 발생하는 고온 열처리 조건(750도 이상, 30분)에서도 비휘발성 특징이 유지됐다.

연구진이 VLSI 2024에서 새로 발표하는 기술은 하프니아 강유전체 기반 낸드플래시의 작동 전압을 낮추고 안정화하는 방안을 뼈대로 한다.

작동 전압이 낮아지면 전력효율이 개선되고 발열을 낮춰 집적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하프니아 강유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페타바이트 낸드플래시 스토리지(SSD)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고, 이에 따라 서버에 저장되는 데이터 용량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페타바이트급 스토리지가 일반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T전문 매체 WCCF테크는 “삼성전자가 1천 단 낸드플래시 관련 기술을 제시한 만큼, 페타바이트 SSD 출시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테크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1천단 이상의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SK하이닉스도 400단 이상 적층 3D 낸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도쿄일렉트론(TEL)의 극저온(Cryo) 식각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 장비는 –70°C에서 고속으로 식각해,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더 균일하게 뚫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싱글 혹은 더블 스택 만으로도 400단 이상의 낸드를 쌓아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T전문매체 테크레이다는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SK하이닉스도 하프니아 강유전체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VLSI 2024 심포지엄에서 길덕신 SK하이닉스 소재개발본부장 부사장이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하프니아 기반 강유전체-1' 세션의 사회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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