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총괄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며 갤럭시노트7 리콜에 따른 타격을 대부분 만회했다.
권 부회장이 주력해온 부품사업의 체질개선작업이 성과를 내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며 삼성전자의 향후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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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 부품사업의 실적개선폭이 예상을 상회하며 스마트폰의 실적타격 영향을 최소화했다”며 “부품사업은 내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9조 원, 영업이익 7조8천억 원을 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6% 늘었다.
삼성전자는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으로 글로벌 리콜을 실시하며 9월2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늘어난 것은 가전과 부품사업에서 스마트폰사업의 타격을 만회하고 남을 정도로 수익을 거둔 덕분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가전사업의 경우 규모가 다른 사업부에 비해 크지 않은 만큼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부품사업에서 4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
부품사업이 3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현대증권이 기존에 내놓은 영업이익 추정치인 3조2천억 원을 크게 웃도는 ‘깜짝실적’인 셈이다.
권 부회장은 4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부품사업 업황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체질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대규모로 구조조정하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패널에 역량을 집중했다. 또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집중하며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D램 업황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미세공정 비중확대에 속도를 내며 가격하락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했다.
또 기술력이 가장 앞선 3D낸드의 공급처를 서버용 SSD와 모바일 저장장치 등으로 확대해 고객사 기반을 다변화하고 낸드플래시 수요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런 성과가 3분기 실적으로 수확을 거두면서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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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평택시의 삼성전자 세계 최대규모 3D낸드 반도체공장 부지. |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등 대형 고객사가 삼성전자 반도체 주문량을 늘리며 실적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국 고객사들의 수요도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미국에서 스마트폰과 PC수요가 점차 회복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부품사업 덕분에 스마트폰사업의 실적타격을 만회하고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 8조2천억 원을 내며 10분기만에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며 “부품사업에서 시장우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부품사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중소형 올레드와 3D낸드을 꼽고 생산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에는 생산설비투자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거두기 시작하는 만큼 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D낸드와 올레드는 기술경쟁력과 투자규모에서 모두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수준”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부품사업의 황금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