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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퍼즐조각 빠졌다"는 지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요성 부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4-12 15: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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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퍼즐조각 빠졌다"는 지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요성 부각
▲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파운드리 공장 투자 유치에 성과를 냈지만 미국에 완전한 자급체제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9월9일(현지시각) 인텔 오하이오 반도체공장 착공식에서 투자 결정을 환영하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인텔과 TSMC, 삼성전자 등 첨단 파운드리 업체에 대규모 보조금을 약속했지만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반도체 패키징 설비 등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 한다면 여전히 해외 국가에 의존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 “TSMC가 최신 미세공정 기술을 미국 공장에 도입하기로 한 일은 바이든 정부에 중요한 성과”라며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보도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들이는 시설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약 89조 원)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3곳의 공장을 설립하며 2나노 미세공정 기술도 도입을 확정했다.

기존에는 400억 달러를 들여 3나노 공정까지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었는데 생산 설비를 확장해 더 앞선 공정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TSMC에 66억 달러 상당의 보조금 제공을 약속하며 이러한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인텔과 삼성전자도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상당한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지만 TSMC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기업인 만큼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애플, 퀄컴의 모바일용 프로세서 등 핵심 제품이 모두 TSMC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TSMC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이러한 첨단 반도체를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내게 된 셈이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러한 반도체가 완제품으로 생산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쓰이는 HBM 등 메모리반도체,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패키징 설비 등은 대부분 한국과 대만 등 국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완전한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에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는 “핵심 퍼즐 조각이 빠져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자국에 인공지능 등 첨단 반도체 공급망 ‘온쇼어링’을 목표로 추진해 왔지만 다른 국가에 완전히 의존을 낮추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퍼즐조각 빠졌다"는 지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요성 부각
▲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러한 약점을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D램 등 메모리반도체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한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노무라증권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투자를 최소한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에 첨단 메모리 생산설비를 구축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자국에 유치하지 못 한다면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마이크론이 한국 메모리 업체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지만 기술력과 생산 능력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TSMC는 미국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는 패키징 설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미국에 해당 설비를 투자하더라도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에 핵심인 HBM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고객사들이 선뜻 삼성전자와 협력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이유로 제시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 분석을 인용해 “미국이 현지에서 모든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들도 하나의 업체에 모든 공정을 맡기기보다 각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춘 반도체기업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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