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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욱, CJ대한통운 경영 감잡았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03 13: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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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욱, CJ대한통운 경영 감잡았다  
▲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이 이끄는 CJ대한통운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년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CJGLS와 CJ대한통운이 합병 후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병 시너지를 고민하던 이채욱 부회장은 한시름 놓게 됐다.

◆ 합병효과 나타나 실적 정상화

3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2분기에 매출 1조1184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7.9%, 영업이익은 85.4% 증가했다.

1분기보다 매출액은 3.9%, 영업이익은 41.2%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667억 원으로 지난해 한해 영업이익 642억 원보다 많다.

이번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지난해 합병에 따른 적응기를 끝내고 정상적 영업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합병에 따라 시설투자 등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택배사업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택배부문은 신규수주 증가,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수익성이 높아졌다. 해외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인 포워딩 역시 적자사업부문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이익률이 올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깜짝실적으로 평가되기보다 정상화 단계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채욱, 파격적으로 영입된 뒤 좌불안석

이채욱 부회장에게 지난해는 고난의 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서 물러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CJ대한통운 부회장에 올랐다. 그는 파격적 대우를 받으며 영입됐다. 부회장은 CJ그룹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직급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남들이 은퇴할 시점에 이렇게 계속 일할 기회를 얻는 건 운이 따르지 않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CJ대한통운(CJGLS+CJ대한통운)의 안착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악전고투했다. CJ대한통운에 여러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CJGLS와 대한통운의 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배송이 지연되자 고정 고객들이 대거 이탈했다. 택배노동자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반대해 파업을 벌였던 것도 이 회장에게 큰 악재였다.

합병 이후 시설투자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다 늘어난 부채로 이자비용도 두 배로 급증해 손익을 갉아먹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면서 합병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합병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확실히 벗어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4분기부터 기존 고객사 이외에 추가로 고객사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그는 올해 저수익 고객사를 대상으로 가격재협상도 진행해 상반기 227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또 물류장비도 재배치해 연간 60억 원 수준의 고정비용을 줄였다. 이에 따라 택배사업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9% 증가한 3066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부회장은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삼성물산과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거친 만큼 해외사업에 특히 강점을 보였다.

CJ대한통운은 1일 미얀마 국영 물류기업인 육상운송청의 합작법인 설립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육상운송청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얀마 내에서 육상운송, 국제물류, 물류센터 운영, 택배 등 종합물류사업을 전개한다.

  이채욱, CJ대한통운 경영 감잡았다  
▲ 지난 30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위치한 철도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CJ대한통운과 육상운송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 전망 좋으나 총수부재는 걸림돌


CJ대한통운의 향후 전망도 좋은 편이다. 온라인 쇼핑시장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매년 10%대씩 성장하고 택배물량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으로 구입한 물품의 88.8%가 택배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달된다.

CJ대한통운은 36%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온라인쇼핑의 성장세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부상황도 좋아졌다. 최근 경쟁사인 현대로지스틱스가 오릭스에 인수되면서 택배시장 경쟁강도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체국 택배의 토요배달 휴무제 시행으로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이 민간택배로 이동할 경우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구공룡 ‘이케아’의 최종 물류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CJ대한통운은 또 하나의 호재를 만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업계 1위로 전국 1만5천여 개의 취급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가구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 CJ대한통운이 이케아 물류사업자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취임 초 공격적 인수합병을 선언했지만 차질을 빚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중국의 물류업체 스마트카고를 인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총수부재를 언급하며 “CJ대한통운도 올해 몇 건의 중요한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려 했으나 회장 부재와 유동성 위기 등의 상황을 고려해 잠정보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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