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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알리 붙잡을 수 있을까, 신영수 시작부터 파트너 이탈 위기 직면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3-21 15: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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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알리 붙잡을 수 있을까, 신영수 시작부터 파트너 이탈 위기 직면
▲ CJ대한통운이 알리를 붙잡을 수 있을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내정자가 정식 취임 전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의 택배 물량에 대해 공개입찰에 나설 입장을 밝히면서 그 동안 ‘알리 전담사’로서의 CJ대한통운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영수 내정자는 25일 열릴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21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오는 5월부터 1년간 한국 통관과 배송을 맡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경쟁 입찰을 진행한다.

CJ대한통운은 2022년 9월 알리바바그룹의 산하물류회사 차이냐오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뒤로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배송 물량 대부분을 전담해왔다. 기존 계약기간은 올해 5월까지로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한다.
 
CJ대한통운 알리 붙잡을 수 있을까, 신영수 시작부터 파트너 이탈 위기 직면
▲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내정자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발 해외직구 물품의 한국배송 사업은 CJ대한통운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발 해외직구 물품 배송물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23년 8천만 박스의 해외직구 물품을 국내로 배송했는데 이 중 알리익스프레스의 비중은 35%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택배 배송량인 15억9600만 박스와 비교해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85%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증권업계는 해외직구 물품 배송량이 올해 더욱 늘어나며 2021년 이후 매년 감소했던 CJ대한통운의 택배 배송량을 반등시킬 것이란 전망을 꾸준히 내놨었다. 

대부분의 전망은 CJ대한통운과 알리익스프레스 협력관계가 지속된다는 점을 전제로 뒀다.

하지만 이날 알리가 경쟁 입찰을 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증권가의 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쟁입찰이 CJ대한통운과 알리바바그룹의 완전한 협력관계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와 관계가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업체들과 경쟁을 붙임으로서 알리익스프레스가 단가 경쟁을 부추길 것이란 예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장기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량이 확대될수록 다수의 택배사들을 활용해 택배단가를 낮추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계약 갱신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며 “현재 CJ대한통운과 협력관계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주 사업자로의 선정을 자신하고 있다. 타사 대비 배송 경쟁력 측면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은 해외직구 물품의 통관을 진행하는 인천공항국제특송장(ICC)를 통해 월 220만 박스의 해외직구 물품을 처리할 수 있다. 신규 투자계획도 가지고 있어 늘어나는 해외직구 소비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통관이 끝난 물품을 당일배송, 익일배송 등으로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허브터미널 6개, 서브터미널 269개를 기반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상태다. 

배세호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침투율의 빠른 증가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택배사 중 CJ대한통운과 협업을 강화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진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테무의 메인 배송을 담당하고 있는 한진은 올해 1월 하루 120만 박스 처리 용량의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을 완공함으로써 전국 물류센터에서 하루 총 245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게다가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의 통관장 처리용량을 월 110만 박스에서 월 220만 박스로 늘릴 계획이며, 해외직구 물품 배송과정에 참여할 파트너사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내정자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수 내정자는 CJ대한통운 택배·이커머스부문 대표로 재직하면서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를 출범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2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25일 열릴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알리 붙잡을 수 있을까, 신영수 시작부터 파트너 이탈 위기 직면
▲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이커머스부문 대표가 2023년 3월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CJ대한통운 >

그는 2023년 3월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사업 강화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비춰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등 알리바바그룹과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인 인물이기도 하다.

CJ대한통운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택배업 진출에 따른 경쟁심화, 인도법인 CJ다슬 상장, 택배노조 단체교섭권 소송 등 현안들이 산적한데 알리익스프레스와 경쟁입찰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떨어지게 됐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며 CJ그룹의 모범경영 사례로 꼽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성과를 추켜세우면서 지나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물류 톱 10 도약’을 주문한 바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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