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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공사비 급등에 분담금 부담 커져, 늘어나는 매물에 가격 하락세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2-27 13: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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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사비 인상으로 분담금 부담이 늘자 매물로 내놓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나 공사비 갈등이 재건축사업 추진 속도까지 늦추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익성 보전을 위해 조합에게 공사비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공사비 검증 절차를 밟는 사례도 증가했다.  
 
재건축 공사비 급등에 분담금 부담 커져, 늘어나는 매물에 가격 하락세
▲ 분담금 부담에 재건축단지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상계주공5단지 전경. <네이버 부동산>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재건축 대표 단지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98㎡는 2023년 5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올해 2월 4억6천만 원으로 떨어졌다. 2021년 8억 원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단일 전용면적으로 이뤄진 이 단지는 조합원이 전용면적 84㎡을 받으려면 분담금을 5억 원을 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인근 상계주공2단지도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용면적 41㎡은 202년 3월 6억 원 수준에 거래됐는데 2023년 12월에 4억4천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상계주공2단지는 노원 재건축단지 가운데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난해 추가 분담금이 문제로 관리처분계획이 부결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분담금이 높아지며 투자자들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재건축이 시작되면 값이 오른다는 환상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특히 영끌족이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지고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남권 일대는 사업성이 높아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현대(구현대6,7차) 전용면적 157㎡은 올해 1월 54억 원에 매매됐다. 2022년 5월 58억 원 최고가를 찍은 뒤 2023년 5월 52억 원 거래 이후 8개월 만에 거래였다.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 사례를 보면 강남권도 분담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용면적 111㎡을 보유한 조합원이 97㎡ 아파트를 받아도 분담금이 3억 원대에서 12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소규모 단지에 용적률 특혜가 없어 일반분양 없이 일대일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공사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분담금 자체가 큰 폭으로 오르는 일을 피하지 못했다.

강남권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 주구도 조합원들도 낼 필요가 없었던 분담금을 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이 지난 1월26일 공사비를 2조6363억 원에서 4조775억 원으로 올려달라는 공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3.3㎡당 공사비가 548만 원에서 829만 원으로 50% 오르게 됐다. 

분담금이란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의 차액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조합원이 분담금을 부담하지만 권리가액이 조합원분양가보다 높으면 조합원이 환급을 받기도 한다. 다만 최근 들어 공사비가 급등해 분담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재건축 공사비 급등에 분담금 부담 커져, 늘어나는 매물에 가격 하락세
▲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사업 조감도. <서울시 정비몽땅>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 1월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 지수는 152.47로 2020년 12월(121.62), 2021년 12월(138.02), 2022년 12월(149.80)에 이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 무브(MOVE)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건축공사비는 2023년 6월 3.3㎡당 650만 원에서 2024년 2월 895만 원으로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22년 공사비가 급등하기 전 시공사를 선정했던 단지들은 시공사와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청담삼익아파트(현 청담르엘) 재건축조합은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기로 했다. 2017년 계약 당시 공사비는 3726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전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 합의로 6313억 원으로 올랐다. 새 집행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과다지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한 건수는 제도가 도입된 2019년 2건에서 2020년 13건, 2021년 22건, 2022년 32건, 2023년 30건으로 부쩍 늘었다.

부동산원은 토지 등 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거나 공사비 증액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 공사비를 검증하게 된다. 다만 검증 결과를 조합과 시공사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재건축은 주거개선사업보다는 시장 논리를 활용한 재테크사업에 가깝지만 건축비가 3.3㎡당 1천만 원 시대에 돈이 안된다”며 “현재 주택시장 주력세대인 30대들은 구도심보다 신도시를, 낡은 아파트보다 새 오피스텔을 선호해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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