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2024-02-26 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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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페이스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우 국민의힘 전 의원이 서울 동대문갑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이 지역구의 터줏대감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됐다.
정치권에 몇 명 남지 않은 ‘친이(친이명박)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영우 전 의원이 한 지역구에서 5선 고지를 바라보는 ‘신친명(친이재명)’ 철옹성을 뚫고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고향 포천이 포함된 지역구에서 18·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당선됐으나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서울로 옮겨 험지에서 4선 도전에 나선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 붕괴와 자신을 발탁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고 불출마했다.
오는 4월 22대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포천·가평은 현역인 최춘식 의원이 불출마하며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권신일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허청회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1대 총선 불출마 이후 김 전 의원은 주로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의 정치·시사프로그램에서 보수 성향 패널로 활동하다가 2024년 1월8일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서울 동대문갑 출마의사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1967년생으로 경기 포천 출신이다. 경희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뒤 YTN에 입사해 기자로 생활하다가 이명박 서울시장의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에서 정책국장으로 4년 동안 일했다. 이후 대선포럼인 안국포럼에 참가했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까지 합류했다.
▲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약령시, 회기동, 휘경1동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축제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우 페이스북 갈무리>
김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이계’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되면서 내리 3선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친이계 정치인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 서류심사가 열린 2018년 3월22일, 이 전 대통령과 자택에서부터 동행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검찰을 향해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새로운 적폐를 생성시키는 정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3선을 하면서 매 선거 마다 득표율이 상승했고 특히 20대 총선에서는 선거구가 조정된 상황에서도 62%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21대 총선 불출마 뒤 2021년 7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통령 선거캠프에 합류해 총괄실장을 맡았다. 2023년에는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면서 경선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안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중립성 유지’를 근거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위원직에서 해촉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만 해도 당내 주류였으나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김 전 의원은 22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친윤(친윤석열)'인 여명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눌렀다.
김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동대문갑에는 해당 지역에서 3선을 내리 역임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어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원은 1961년생으로 전북 고창군 출신이다. 광주서석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무역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안 의원은 1988년 평화민주당 당보 기자 공채에 합격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신민주연합당, 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에서 당직자로 근무했다.
제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4번으로 이름을 올려 당선돼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김부겸 의원이 대구 출마를 하게 되면서 공석이 된 군포에 출마를 준비했지만 이학영 후보가 전략공천됐고 안 의원은 이전까지 연고가 없던 서울 동대문갑에 전략공천됐으나 당선됐다.
19대 총선에 당선된 뒤 동대문갑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국방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하며 정치적 체급을 높였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추미애 민주당 대표 시절 당의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비문재인계로 당내 비주류임에도 사무총장에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1988년 당직자로 시작해 조직위원장, 지방자치위원장, 전략홍보본부장 등 당직을 두루 거쳐 당무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만큼 사무총장으로서 최고의 적임자다”고 소개했다.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 총무본부장을 맡았으며 그해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제20대 대선 때는 민주당 경선에서 정세균 예비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하다가 이재명 후보로 최종 결정된 후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특임본부장을 맡았다.
▲ 16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량중학교 학부모 간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안규백 페이스북 갈무리>
2022년 6월13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안 의원은 이원욱 의원 등과 함께 한떼 '정세균계'로 분류됐으나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지난해 12월8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전략공천관리위원장으로 안 의원을 임명하면서 현재 ‘신친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안 의원을 놓고 "당무 경험이 많고 단호하면서도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과 안 의원이 맞붙을 동대문갑은 휘경동·이문동·청량리동·용신동·제기동·회기동으로 구성됐다.
동대문갑은 동대문구의 원도심에 속하는 지역으로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등 대학교 상권이 포진돼 있다. 이로 인해 대체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보수정당 출신 당선자들도 제법 나왔다.
동별 정치성향 차가 극명한 편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청량리동이 보수성향이 강하고, 이문2동이 가장 민주당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이문1동과 제기동은 보수세가 다소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휘경1,2동은 그보다는 조금 더 민주당세가 강하다.
특히 이문1동은 이문휘경뉴타운을 중심으로 중산층 위주의 아파트 단지가 많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 전통적인 보수 강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
2000년 이전까지는 보수색이 더 강했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18대 총선에서 장광근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곤 진보 정당 후보들이 줄곧 당선돼 왔다.
안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48.41%를 득표해 45.5%를 득표한 허용범 새누리당 후보에 승리했고 20대 총선에서는 42.76%를 득표해 38.31%를 득표한 허 후보에 다시 한 번 이겼다.
직전 21대 총선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힘입어 52.72%를 득표해 41.8%를 얻은 허 후보에 더 큰 격차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있었던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민심을 보면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쉽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동대문갑에서 4만7559표(50.37%)를 얻어 4만2143표(44.63%)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5.7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바로 다음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더 큰 격차가 벌어졌다. 동대문구청장 선거에서 이필형 국민의힘 후보가 3만5585표(53.67%)를 득표해 2만9610표(44.66%)를 받은 최동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9.01%라는 큰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