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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어 바이오로 확산되는 미중 갈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반사이익 얻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02-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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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 갈등이 바이오 산업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원료의약품의 자국 생산을 강화한 데 이어 미국 정치권에서도 중국 특정 바이오 기업들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미국이 바이오에서도 주도권을 공고히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반도체 이어 바이오로 확산되는 미중 갈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반사이익 얻나
▲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에 이어 미중갈등 전선이 바이오산업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갤러거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이 제출한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에 따라 우선적으로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

생물보안법안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 정부가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와 같은 적대국의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구체적 규제 대상에는 베이징유전체연구소와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택 등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세계적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업체로 론자에 이어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해당 법안이 실제 제정된다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어 위탁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우시와 사업이 크게 겹치지 않은 데다 산업 특성상 장기 계약이 많아 당장에 직접적 영향은 적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이한 사업 모델 등의 이유로 실제 이러한 법안이 반사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지는 다소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업계에서도 해당 법안이 당장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법안이 최종 입법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도 법안이 발의된다 하더라도 위원회의 심의와 본회의 심의, 상원 심의,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뿐 아니라 미국 정부는 제약바이오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원료의약품 자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하면서 바이오산업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원료의약품혁신센터는 1월 말 백악관에 제출한 ‘담대한 목표, 5년 이내에 모든 저분자 원료의약품(API)의 25%를 리쇼어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9월 지속 가능한 바이오경제를 실현하고 미국 내 바이오 제조 강화하기 위해 내린 ‘행정명령 14081호’의 후속 조치다.

특히 5년 내 미국에서 바이오기술을 통해 저분자 원료의약품(API)의 25%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한 권장사항이 담겼다.

업계에선 미국 제네릭 의약품 대부분이 중국 또는 인도 원료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이는 중국과 인도를 겨냥해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뿐 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바이오산업 굴기에 따라 주도권을 공고히하기 위해 반도체와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산업까지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반도체 이어 바이오로 확산되는 미중 갈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반사이익 얻나
▲ 유전체 관련 이미지. <베이징유전체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우시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고 베이징유전체연구소의 경우 중국 최고의 유전체 회사이자 유전체 산업의 텐센트라 불리는 곳으로 아시아 최대 유전체 회사이기도 하다.

베이징유전체연구소는 1999년 전세계 바이오 선진국들이 인체게놈지도 완성에 참여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설립된 연구소로 출범한 이후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성장 가도를 달렸다.

베이징유전체연구소는 2013년 미국 유전체 분석장비업체 컴플리트 제노믹스를 인수해 세계 2위 유전자 분석 업체로 도약했다.

이뿐 아니라 베이징유전체연구소의 유전체 시퀀서 제조사인 화다즈자오(MGI)는 중국 최대 유전체 시퀀서 제조사이자 세계 3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시퀀싱 기술력에서는 미국 일루미나와 함께 2대 업체로도 꼽힌다. 차세대 시퀀싱은 코로나19 변종을 분석하는데 역할을 한 기술을 말한다.

심지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장비 시장은 미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베이징유전체연구소도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쟁시장청에 따르면 NGS(염기서열분석) 장비시장 점유율은 일루미나가 약 80%, 써모피셔가 10%, 베이징유전체연구소, 팩바이오 등이 각각 5% 정도씩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베이징유전체연구소 그룹은 10여 년 동안 미국 유전체분석장비기업 일루미나와 DNA 시퀀싱 기술에 대해 특허분쟁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에서는 확실히 미국의 중국 견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추후 수주에 있어서 우시보다는 비슷한 규모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우시의 경우 초기 단계의 위탁개발 생산인 만큼 론자 등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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