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가 일정 기간 근무 경력이 지난 임원들에게만 주식을 지급했던 '성과급 제도'를 팀장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화는 '책임경영 주주가치 제고 보상 제도'로 알려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Restricted Stock Unit)를 모든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 한화가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적용을 계열사 팀장급에도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성과급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한화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계열사 임원에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던 것을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 팀장급 직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RSU는 연말 연초에 현금으로 주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을 주는 장기 성과보상 제도다. 한화는 5년에서 최대 10년 동안 이연해 지급한다.
임직원의 장기적 경영 참여를 유도하고 미래의 성과 창출까지 고려해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연초 보직 부임 시 지급을 약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RSU의 장점은 임직원의 지속적인 성과 창출로 회사의 실적과 가치가 올라 주가가 상승하면 실제 주식을 받게 될 시점의 보상 역시 주가와 연동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지급 받는 시점의 주가가 현재보다 떨어지면 보상 규모가 작아질 수도 있고 임직원의 책임 여부 등에 따라 지급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과 법적 검토 등을 거친 뒤 임원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은 현금 보상이나 RSU 보상 제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RSU 선택형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RSU는 일정 기간 이후에 보상이 발생하고 주가 상승에 따라 보상이 커지도록 설계된 성과급 제도다.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 성장'에 집중하면서 1~2년짜리 단기 성과가 아닌 5년에서 10년에 이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동기가 강화된다.
높은 성과급을 노리고 단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는 효과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는 RSU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인의식을 지니고 회사의 장기 발전에 기여하게 해 지속 가능한 회사의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RSU 지급을 위해 자기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할 수밖에 없어 주가 부양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또한 국내외 주주 등 투자자들에게도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한화는 경영진에게는 다른 임직원보다 더욱 긴 10년이라는 가득기간(vesting period)을 둠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의 책임경영을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은 1990년대 미국 IT 기업들이 도입한 '스톡옵션'이 그 시초다.
RSU 제도는 '스톡옵션' 제도가 전문경영인이나 핵심경영진들이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받은 주식을 대량 매도한 뒤 회사를 떠나는 이른바 '먹튀' 현상에 대한 반성으로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초 도입한 뒤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일본도 상장사 31.3%가 RSU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 성과 보상 제도로 자리잡았다.
손명수 한화솔루션 인사전략담당 임원은 RSU 도입 취지와 관련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 보상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장래 가치에 따라 개인의 보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임직원-주주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