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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한전 자금조달 위해 단기사채 기업어음도 발행 가능성, 화석연료 의존 탓"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02-06 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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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한전 자금조달 위해 단기사채 기업어음도 발행 가능성, 화석연료 의존 탓"
▲ 국내 단기사채 시장에서 한국전력의 비중 추이.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 금융시장에 한국전력공사의 한전채 발행 등에 따른 불안이 지난해보다 강해질 우려가 크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6일 ‘기후위기에서 경제위기로 : 한국전력 적자 및 채권 발행 영향과 대응 과제’ 보고서를 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전이 올해 한전채를 비롯해 단기사채, 기업어음(CP)까지 적극적으로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지난해에는 한전채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자금조달 방법을 더 다양하게 동원할 것이라는 의미다.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비롯한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한전은 회사채를 대거 발행해 채권시장의 자금을 고갈시키고 금융 불안을 가중한다는 비판을 산 바 있다”며 “그런데 이런 우려가 채권시장뿐 아니라 단기사채, 기업어음 시장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채권시장에서 지난해 ‘한전채 블랙홀’ 현상이 올해 재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한전에 올해 만기 도래가 예정된 채권의 액수는 20조 원 가까이에 이른다. 한전이 단기에 20조 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기 어려운 데다 한전채 발행 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시 다시 채권 발행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한전은 2024년에 19조 원의 채권이 만기가 도래하고 채권 발행한도가 늘어나면서 올해 최대 30조 원가량 채권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다시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책 당국의 감독 강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전이 회사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단기사채와 기업어음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한전의 단기사채 발행량이 국내 단기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에서 2022년 15%, 2023년 12% 등으로 늘었다.

한전의 기업어음은 2023년에 발행량이 증가했다. 전체 기업어음 가운데 한전 기업어음의 비중은 2021년과 2022년 8%에서 2023년에 11%로 증가했다.

기후솔루션은 한전이 한전채는 물론 단기사채와 기업어음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재정난에 빠진 이유를 화석연료 의존이 크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등 국내 전력시장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진선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장은 “한국전력의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도 필요하지만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 산업 구조 개편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을 우대하는 현재 전력시장 구조에서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이 화석연료 의존에서 빠르게 전환할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의 빠른 확산을 위해 화석연료 중심으로 설계된 전력시장의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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