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급락한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성장전략을 본격화하고 경영권 승계를 앞당기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갤럭시노트7의 사용중지를 권고하며 리콜에 따른 판매차질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는 12일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6.98% 떨어지며 최근 4년동안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매출의존이 높은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SDS와 제일기획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모두 19조 원 증발했을 정도다.
하지만 12일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하자 계열사 주가가 하루 만에 일제히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오르는 것을 계기로 위기상황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성장전략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갤럭시노트7의 리콜에 대응해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며 “적극적 성장전략과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핵심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며 과감한 투자와 의사결정으로 성장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삼성전기 주가는 전일보다 2.1% 오른 4만8700원, 삼성SDI 주가는 1.45% 오른 9만7900원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삼성SDS 주가도 0.35% 상승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실질적 지주사로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물산 주가도 전일보다 3.18% 올랐다.
하지만 이날 주가반등이 전일 기록한 하락폭을 만회하기 다소 부족한 만큼 삼성그룹이 갤럭시노트7 리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사업경쟁력을 증명해야 주가상승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의 향방이 불투명하지만 부품과 가전사업의 실적전망은 여전히 좋다”며 “삼성그룹이 문제해결에 적극적 의지를 보여야 타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