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2024-01-09 13: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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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2대 총선이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남 순천지역 총선 구도에 관심이 모인다.
전남 지역구 특성상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이 유력해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역구 조정과 천하람 개혁신당 위원장의 출마 등이 총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왼쪽부터)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성식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서갑석 전 의원.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순천·광양·구례·곡성갑 현역 초선의원인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선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소 의원은 5일 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정원 엑스포 유치와 남해안권 경제·관광·창조·스포츠 산업 중심지 개발 등 ‘웅비하는 순천 그랜드 마스터플랜 4단계’를 발표했다. 지역을 향한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강조하며 지역민심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 의원은 1958년생으로 전남 승주군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고시를 통해 15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해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소 의원은 검찰청 주요 요직을 거쳤고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 재판관도 역임했다.
소 의원은 전관예우를 받지 않은 이례적인 고위직 검찰 출신이기도 하다. 고등검사장을 마치고 순천대 법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검사 출신인 소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인물 역시 검사 출신이다.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저서 ‘진짜 검사’ 출간에 맞춰 12월20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10일 순천대학교에서 북콘서트를 여는데 페이스북에서 “순천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적힌 사진을 게시해 순천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연구위원은 1965년생으로 순천 출신이다.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7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뒤 27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담당관으로 임직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부산지방경찰청 제1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취임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2022년 5월 검찰 인사에서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발령받고 2022년 6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해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좌천됐다.
서갑원 전 의원도 6일 순천대학교 70주년 기념관에서 저서 ‘무진’ 북콘서트를 열고 총선 출마 의지를 다졌다. 그는 “김승옥 작가의 순천만을 배경으로 쓴 소설 '무진(霧津)기행'의 순천을 '무궁 무진(無盡)'한 미래 순천으로 전환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전 의원는 1962년생으로 춘천 출신이다. 국민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 의전·정무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7대·18대 국회의원은 순천 지역구에서 역임했다. 이후 신한대학교 총장을 맡았다.
진보당에선 이성수 예비후보가 같은 날 순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저서 ‘새롭게 봄’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의 어깨를 당당히 세워주고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상식의 세상을 펼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기획실장, 전남농민수당 조례제정 운동본부 공동대표, 박근혜정권 퇴진 전남운동본부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전남 돌봄노동자 권리찾기 운동본부 대표와 진보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천 위원장은 국민의힘 순천갑당협위원장으로 순천 출마를 준비했는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으로 옮겨가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겼다.
▲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거대양당의 극단적 대립과 정치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 위원장은 여전히 순천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지만 당 사정에 따라 변동이 불가피할 수 있다. 보수진영의 험지인 순천에서 천 위원장이 신당 후보로 나오는 것의 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천 위원장은 여전히 반(反)보수 정서가 큰 지역인 만큼 당적을 바꿔 출마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이 그동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경전선 도심 우회 등 지역 현안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공을 들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천 위원장은 1986년생으로 대구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 전문석사를 취득한 뒤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2019년 조국사태 때 젊은보수라는 준정당 정치단체를 설립했다가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통합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활동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뒤를 따라 지난해 12월29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했다.
순천시는 호남에서 유일하게 보수정당 정치인이 당선된 지역이다.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46.2%를 받아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직선제 이후 호남 사상 최초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 됐다.
이 전 의원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호남에 출마해 거듭 고배를 마셔왔지만 꾸준히 지역기반을 닦은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제20대 총선에서 재선을 했으나 제21대 선거에서는 낙선했다. 올해 총선에선 전남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선거에서 확인되는 순천의 표심은 여전히 진보정당의 강세로 나타난다.
2022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85.12%를 득표한 반면 윤석열 후보는 12.4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같은 해 6월 제8회 지방선거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도 김영록 민주당 후보가 63.65%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31.98%를 따돌렸다.
순천시장 선거에서 55.77%로 당선된 노관규 순천시장 역시 이전에 민주당 소속으로 순천시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해 당선됐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선거구는 순천지역 선거의 변수로 여겨진다. 순천은 갑·을 분구, 곡성군과 통합 등 선거구 조정이 많았던 곳이다. 21대 총선에선 광양·곡성·구례를 병합하고 갑·을로 다시 나눠 선거가 이뤄졌다.
현재는 순천을 분구하고 광양·곡성·구례를 따로 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이 유력한 분위기다. 다만 국회에서 조정·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남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