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2월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강정애 국가보훈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흉상 이전 추진으로 논란이 일었던 홍범도 장군의 행적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문 표절 의혹에 관해서는 논문 작성 당시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 기준으로 보면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된 민주유공자법안(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두고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견해를 내놨다.
강정애 후보자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범도 장군의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흉상 철거 관련 의견을 묻자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가로서 예우를 받아야 하지만 이 분의 행적이 우리나라의 정체성 등 여러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우리가 광복하기 전엔 모두가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을) 했고 그 계열이 (사회주의·민족주의) 다르더라도 독립을 위해 애쓴 부분이 있다”면서도 “1945년 이후 우리나라 국익과 정체성 등 측면에서 국민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육사는 현재 교내 충무관 입구에 설치돼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내년에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이 “후보자 시아버지는 김원봉과 같은 조선의용대 출신인데 좌익이라는 공격을 받더라도 이렇게 애매하게 답하겠느냐”고 묻자 강 후보자는 “시부(권태휴 선생)는 김원봉과 결을 달리해 독립운동을 한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위해 건군을 하고 발전소도 짓고 나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의 시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약산 김원봉 등과 함께 의열단을 결성한 독립유공자이자 초대 수도경비사령관·초대 50사단 사단장인 권준 장군이며 시아버지는 독립유공자 권태휴 지사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강 후보자의 논문 ‘자기표절’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자가 교수로 임용되기 전 쓴 8편의 논문에서 표절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988년 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 교수로 임용되기 전까지 10년 동안 8편의 논문을 작성했다”며 “(그런데) 서론 부분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전히 동일하거나 조사 하나를 바꾸지 않고 그냥 문단식으로 복사한 게 가득하며 연구 제목만 아주 다르고 내용이 동일한 논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는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이고 자기표절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때라 신경 쓰지 못했다”며 “특별한 의도가 있었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잣대로 보면 잘못됐고 죄송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 후보자는
이용우 민주당 의원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 법안) 관련 질문에는 기준의 모호성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민주유공자 법안은 최근 정무위원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강 후보자는 “독립유공자법과 참전유공자법에서는 법률 조문만으로도 유공 내용을 예측할 수 있고, 5·18이나 4·19 역시 특정돼 있어 국민 누구나 유공 내역을 예측할 수 있다”며 “민주유공자법 조문은 다양한 민주화운동 중 어떤 사건이 민주유공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토론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처리됐다”고 판단했다.
강 후보자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자고등학교와 숙명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인적자원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숙명여대 교수로 부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총장을 맡았다. 한국인사관리학회장과 한국경영학회 부회장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인사혁신처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