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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맨 왼쪽)이 7일 밤 동아시아정상회의 갈라만찬이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박근혜 대통령,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오른쪽에서 2번째) 등과 건배를 하고 있다. |
‘반기문 오세훈 김무성 유승민.’
여권의 대선 ‘잠룡’들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사들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 도전의지를 밝히는 등 야권 예비주자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여권 ‘대항마’로 꼽히는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에도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리얼미터가 매일경제의 의뢰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유권자 1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총장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0.7% 포인트 하락했지만 21.1%로 1위를 지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17.3%와 5%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0.3%의 지지율로 3위를 유지해 ‘반-문-안’ 3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여권 예비주자들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4.4%),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4%), 유승민 의원(3%) 순으로 순위권에 들어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양상이지만 여권 내에서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에도 더민주에서 예비주자들이 대선 도전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해 유력 주자들이 공개적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기문 대망론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반 총장은 7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 비엔티안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선 관련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총장은 아직 유엔사무총장 임기가 끝나지 않아 정치적 행보에 나서기 어렵다. 그러나 반 총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기류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7일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친박, 비박 이런 것과 관계없이 우리 당에서 반기문 총장을 모시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친박계 중진으로 분류되는데 계파와 관계없이 반 총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비박이면서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발탁된 나경원 의원도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부터 모셔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가장 중요한 인재 영입은 보다 훌륭한 대선 주자들이 오시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부 원외인사들이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외곽 조직을 결성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반 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는 11월10일 창립대회를 열어 전국 단위 조직망 확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열렬한 구애에 반 총장이 화답할지는 미지수지만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거나 범여권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새누리당으로 나설 경우 당내 경선의 벽을 넘어야 하는데 친박과 비박이 모두 반 총장에 힘을 실을 경우 경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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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
반 총장에 비해 현재 존재감이 떨어지지만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보수중도를 표방하는 제3지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과 김 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8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김 전 대표의 정치이력을 보면 당을 나가서 (중도세력 대선후보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전국 단위 민생투어를 마친 뒤 의정활동을 서서히 재개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강연정치에 시동을 걸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 의원은 최근 잇달아 강연에 나서 박근혜 정부에 쓴소리를 서슴치 않고 있다. 그는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복지 제대로 하겠다, 일자리 제대로 만들겠다, 이거 약속하고 당선되신 분이거든요. 근데 취임하고 나서 그 약속을 제대로 못 지킨 거죠“라고 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또 모병제, 청년수당 등 사회적 이슈를 거론하며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각각 겨냥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