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메탈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 LG에너지솔루션 > |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KAIST)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공동 연구팀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를 약 50% 늘리고 충방전 효율 및 수명 또한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는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 공동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을 설립한 뒤 2년여 동안 연구를 진행해 왔다.
FRL은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외 유수 대학 및 기관들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는 공동 연구센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카이스트 외에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독일 뮌스턴 대학 및 헬름홀츠 연구소 등과 FRL을 운영하고 있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하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어 대표적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기존 리튬메탈전지의 경우 음극 표면에 발생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와 액체 전해액에 따른 지속적 부식(Corrosion)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위협하는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덴드라이트는 전지 내 리튬의 전착 과정에서 리튬 이온의 적체 현상에 따라 형성되는 수지상의 리튬 전착 현상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붕산염-피란(borate-pyran)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 전해액은 충방전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 나노미터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Solid Electrolyte Interphase)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함으로써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사이의 부식 반응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1회 충전에 900km 주행이 가능할 만큼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 기존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주행거리 약 600km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4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만큼 수명 안정성 확보도 가능하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구현된 리튬메탈전지는 전고체전지와는 달리 구동 시 높은 온도와 압력이 요구되지 않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한 간소화된 전지 시스템 설계가 가능하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 부사장은 "카이스트와 함께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FRL과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탁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액체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메탈전지의 구현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말했다.
논문의 제 1저자 권혁진 박사과정은 "리튬금속 음극 계면의 나노스케일 제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