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겸 의학교육점검반장이 11월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과대학 입학 정원 수요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전국 의대가 2030년까지 정원을 두 배 이상 늘리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겸 의학교육점검반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9일 ‘지역 필수 의료혁신 전략’ 가운데 하나로 의대생 정원 확대를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10월27일부터 11월9일까지 2주 동안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필요한 학생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현재 의대 정원인 3058명과 비교해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2026학년도 최소 2288명·최대 3057명 △2027학년도 최소 2449명·최대 3696명 △2028학년도 최소 2649명·최대 3696명 △2029학년도 최소 2719명·최대2882명 △2030학년도 최소 2738명·최대 3953명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소 수요는 각 대학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으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한 학생 수를 의미한다. 최대 수요는 투자를 받아 추가 교육 역량을 갖춘다는 조건 아래 대학이 원하는 증원 규모다.
복지부는 의학교육점검반을 통해 수요조사 결과의 타당성을 점검한 뒤 현장점검 팀을 꾸려 현장 확인 절차를 거치는 등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증원 규모를 확정하겠단 계획을 마련했다.
전병왕 의학교육점검반장은 “이번 수요조사는 오랜 기간 누적된 보건의료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여정에서 첫걸음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며 “대학이 추가 투자를 통해 지금 정원 3058명 대비 두 배 이상까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수요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2025학년도 총 정원을 결정하겠다”며 “확충된 의사인력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지역·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즉각 반발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 당사자들의 희망사항만을 담은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는 졸속, 부실, 불공정 조사"라고 규정하며 “비과학적 조사 결과를 의대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여론몰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 의대정원 분석은 의사의 수급 및 의료서비스의 질에 미치는 영향, 인구구조 변화, 의료기술 발전, 의료제도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종합적이고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의대정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