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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MIC '화웨이 특수'에도 수익성 악화, 7나노 반도체 성과 불투명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11-10 1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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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MIC '화웨이 특수'에도 수익성 악화, 7나노 반도체 성과 불투명
▲ 중국 SMIC가 화웨이에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지만 3분기 순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MIC 반도체공장 외부 전경. < SMIC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기업 SMIC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미국 정부의 규제로 입은 직격타’가 가시화한 모습이다.

SMIC는 화웨이에서 개발한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7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하며 기술적 성과를 증명했지만 이를 성장 동력으로 이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SMIC는 3분기에 매출 16억2천만 달러(약 2조1340억 원), 순이익 9400만 달러(약 1239억 원)을 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고 순이익은 예상치의 절반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은 80% 가까이 감소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화웨이 신형 5G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을 두고 볼 때 SMIC의 실적 부진은 예측하기 어려웠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최근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 및 폴더블 스마트폰에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SMIC가 생산한 7나노 미세공정 기반 5G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탑재했다.

미국 정부가 2020년 화웨이와 SMIC를 상대로 핵심 기술과 반도체장비 수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중국이 직면하게 된 기술적 한계를 수년만에 극복한 셈이다.

특히 SMIC의 7나노 공정 기술 확보는 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에 활용되는 반도체를 중국이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만큼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플 아이폰 대신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애국소비’ 열풍도 힘을 얻으면서 SMIC가 3분기 실적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 성과가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SMIC에 성장 기회를 열어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SMIC의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이 장기 관점에서 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SMIC가 기술적 한계로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비효율적인 생산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원가 부담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SMIC는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TSMC와 달리 7나노 반도체 양산에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장비를 활용하지 못한다.

EUV가 고사양 반도체 생산에 주로 쓰이는 만큼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SMIC는 EUV를 통해 반도체에 미세한 회로선을 그리는 대신 하나의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가공하는 방식을 통해 미세공정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파운드리 생산성을 크게 낮춰 반도체 생산 원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중국 SMIC '화웨이 특수'에도 수익성 악화, 7나노 반도체 성과 불투명
▲ 중국 SMI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 SMIC >
SMIC가 화웨이에 대량의 7나노 반도체를 공급했음에도 3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은 결국 미세공정 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이어내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SMIC를 포함한 중국 반도체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해 구형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일부 장비도 사들일 수 없도록 했다.

SMIC가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서는 일도 그만큼 어려워져 7나노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증설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금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세공정 기술에 핵심인 노광장비는 기술 장벽이 특히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SMIC의 7나노 반도체 생산은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블룸버그는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상위 스마트폰 업체가 TSMC에서 생산한 퀄컴 또는 미디어텍의 프로세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SMIC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SMIC가 미세공정 파운드리로 화웨이를 제외한 고객사 기반을 확대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3분기 SMIC 매출에서 중국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9%포인트 감소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라 중국산 반도체에 의존을 낮추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SMIC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약 18% 늘어날 것이라며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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