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재신임'을 받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을 위한 '2기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비
윤석열계 수도권 3선 의원을 정책위원장에 시각 장애인 비례 최고위원이 임명되는 등 영남·친윤 일색이었던 1기 인사들과 차별화하고 확장성에 무게를 둔 점이 눈에 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만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과 조직부총장을 여전히 친윤계가 맡는 등 한계점 또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과제 등 구체적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3대 혁신 방향으로는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철저히 서민친화형으로 강화 △민심 부합형 인물을 내세워 후보 경쟁력에서 우위 선점 △도덕성과 책임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실천과제로 △당 혁신기구 출범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별도 구성 △건강한 당정 관계 구축 △당내 소통 강화 △당직에 수도권 인물 전진 배치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수도권 인사를 위주로 한 ‘
김기현 2기’ 지도부도 출범했다. 이날 임명된 7명의 당직자 가운데 비수도권은
이만희 사무총장(영남)과 박정하 수석대변인(강원)뿐이다. 나머지 5명의 당직자는 모두 수도권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 인물들을 전진배치하고 취약 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지도부 출범으로 국민의힘의 영남 색채는 대폭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1기 지도부는 8명 가운데 박대출 전 정책위의장, 박성민 전 전략기획부총장, 박수영 전 여의도연구원 원장, 강대식 전 지명직 최고위원, 강민국 전 수석대변인 등 5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 사임으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은 비윤 수도권 3선 의원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유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시기이고, 국민들이 정부·여당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의동 신임 정책위의장은 경기도 평택에서 나고 자란 인물로 경기도 평택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공보단 자료분석 팀장, 류지영 전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을 맡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아울러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승민 후보의 수행단장으로 활동해 비윤으로 분류된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왔으며 올해 6월 대정부질의에서 인상 깊은 연설을 남겨 여야를 막론하고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신임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경기 동두천·연천 지역구의 김성원 의원이 선임됐다. 김 원장이 당내 최연소 수도권 재선 의원인 점을 감안해 국민의힘이 수도권 확장 전략을 펴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윤석열 당선인 비서실 특별보좌역 출신이다. 그는 2021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 갈등 국면에서 이 대표의 언동을 비판하는 ‘재선 의원 연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실언을 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아울러 조직부총장으로 원외 수도권 인사인 함경우 경기 광주시갑 당협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임명되고 선임대변인으로 전 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인 윤희석 대변인이 임명되는 등 수도권 인물을 요직에 배치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6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 대한 전면 배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70년대생이 대거 배치됐고 수도권 중심의 인선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선 공천을 책임지는 핵심 임명직에는 여전히 친윤 인사들이 임명되면서
김기현 2기 지도부는 ‘도로친윤’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TK지역(경북 영천시청도군)을 지역구로 하는 재선의원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선임됐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아 친윤계로 분류된다. 다만 계파색은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경찰대를 나와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김기현 대표 체제 1기에서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았다. 경찰 출신 재선 의원이란 점에서 이철규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과도 공통점이 있다.
함경우 조직부총장은 대표적 원외 친윤 인사다. 함 조직부총장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연달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국민캠프 시절 상근 정무보좌역으로 영입돼 윤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보좌역을 맡았다.
강원 원주갑을 지역구로 둔 박정하 신임 수석대변인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 뒤에 구성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아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
당내 일각에서는
김기현 지도부 2기 출범을 놓고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장서희씨가 점 하나 찍고 나온 듯하다”며 “이제 우리가 뭐 다른 사람이라고 믿어줄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또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면을 평가하기보다는 이 지도부가 어떤 용기를 가지고 국민들이 지탄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오래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