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10-05 16: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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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날선 공방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시작 전부터 김 후보자 재산증식의 부당성과 김 후보자가 설립한 위키트리 지분매각 및 재매입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파킹’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월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뉴스코인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사들의 목록이 담긴 패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로부터 김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하는 동시에 정책질의에 집중하며 맞섰다.
김 후보자는 해명을 위해 판넬을 준비하는 등 인사검증 정면돌파에 나섰다. 지분정리와 매입 과정에서 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고 일각에서 제기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두텁다는 주장에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 질의자로 나선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운영하는 위키트리와 가상화폐(코인)을 발행하는 업체인 스팀잇과 협업관계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위키트리가 생성한 기사를 스팀잇이라는 곳에 넣고 스팀잇으로부터 어마어마하게 스팀달러(코인)를 받았다”며 “위키트리는 더 많은 코인을 받기 위해 어뷰징(조회수 끌어올리기)까지 했고 어마어마한 코인을 축적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가) 코인지갑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문 의원 질의에 “우리 회사(위키트리)는 스팀잇과 코인을 거래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코인으로 돈 번 적이 없으니 거짓말 하시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많은 언론사들이 뉴스코인(기사 구독 대가를 코인으로 지급받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후보자는 준비한 판넬을 꺼내든 뒤 “언론사들의 수익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미디어언론사 100여 개가 뉴스코인 방식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그럼 이 회사들이 다 코인투자를 하고 있다는 말이냐”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된 뒤 소유하고 있었던 위키트리 지분을 시누이에게 매각한 것은 ‘통정매매’로 볼 수 있으며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주식파킹 논란이 있는데 당시 후보자는 시누이에게 2만 주 정도를 매각했다”며 “시누이는 남편의 가족이고 남편도 회사에서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이는 분명히 직무관련성이 있는 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통정매매나 명의신탁은 결단코 아니라며 당시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시누이에게 지분을 매각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 전에 내놓은 해명과 동일했다.
김 후보자는 “2012년 기준으로 회사에 약 15억 정도의 빚이 누적돼 있었고 여덟 차례 유상증자를 할 정도로 회사가 어려워 사줄 사람이 없었다”며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제가 주식매매를 할 때 직계존비속한테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결과적으로 2018년에 매각했던 지분을 다시 매입했는데 이는 법원 판결에 비춰볼 때 백지신탁이 아닌 ‘명의신탁’이나 ‘통정매매’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시누이에게 매각하는 건 법률상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경숙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콘텐츠와 후보자가 경영한 위키트리는 공생관계라는 의혹이 가득하다”며 “2013년 12월 '점핑 위드 러브' 전시부터 위키트리가 함께 주최로 참여했고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국내외적으로 이슈와 행사가 즐비한데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행사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축사를 하러 많이 왔다”고 반박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 친분과 관련해 해명할 기회를 주자 김 후보자는 “김 여사는 미술전시회 등 관련 부분에서 성공한 분이고 저는 저대로 정치권에서 역량을 키웠다”며 “어떻게 제가 김 여사와 20년 지기가 될 수 있느냐”고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위키트리의 보도. <비즈니스포스트>
김 후보자는 자신이 운영을 맡았던 위키트리가 여성 성범죄와 관련해 악의적 보도를 쏟아냈다는 지적에 다들 그렇게 한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위키트리의 기사들을 화면에 띄운 뒤 “후보자가 운영한 위키트리의 성범죄 관련 보도는 준칙을 어기고 2차 가해를 저지른 경우가 수 차례”라며 “위키트리는 ‘역대급 노출 인스타그램’, ‘ㅗㅜㅑ 갈 데까지 간’ 같은 표현으로 여성 유명인에 대한 가십성 악의적 보도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차별과 혐오에 기생해 회사가치를 올려 재산을 키워놓고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여가부 장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편집국장이 아닌 부회장으로서 직접 기사를 보진 않지만 부끄럽다”면서도 “다른 큰 언론사들도 그런 기사가 다 있고 그것이 한국언론의 현실”이라고 대답했다.
김 후보자의 답변에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기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며 용 의원은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고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정책적 소신을 밝힐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 정경희 국민의힘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사진 왼쪽)가 회의진행에 문제를 제기하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의를 파행시키지 말라며 제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연숙 의원은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여성의 경력단절은 기업의 협력 없이 해결이 불가능한 굉장히 복합적 문제"라며 "여가부가 기업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대답했다.
김미애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여가부 장관으로서 적합성인데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보니 위기가족 지원,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 폭펵피해자 지원 등 현재 여가부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김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이날 청문회는 시작되기 전부터 여야가 자료제출, 영상재생 등의 문제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전에 진행된 청문회에서 주식이나 재산관련 자료제출의 거의 전무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요구가 아니라 ‘인격모독’을 한다며 맞섰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