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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팔고 적게 번 정몽구와 권오준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7-24 19: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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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팔고 적게 번 정몽구와 권오준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오른쪽)

현대자동차와 포스코가 환율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많이 팔았음에도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차는 앞으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상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시장전망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권오준호에 대해 합격점을 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조선 및 자동차업계에서 철강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실적은 협상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많이 팔고 적게 번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2분기 매출액 22조7526억 원에 영업이익 2조87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직전분기보다 5.1% 늘었지만 지난해 2분기보다 1.9% 줄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7.7% 증가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13.3%나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가 2조2천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

올 상반기 전체 실적 기준도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액은 44조4016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4조256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3%와 5.8% 줄었다.

현대차는 상반기 총 249만5837대를 팔았다.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각각 34만5709대와 215만128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4%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라는 악재를 만나 지난해보다 많이 팔고도 좋지 못한 실적을 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연초 평균 1105원 이었지만 6월말 1048원까지 떨어졌다. 원유로 환율도 같은 기간 1450원에서 1437원으로 하락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엔화약세를 등에 업고 미국과 유럽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인 것도 현대차에 부담이 됐다. 현대차의 상반기 미국과 유럽시장 판매증가율이 각각 0.9%와 0.2%에 머문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올 상반기 영업부문 비용을 5조5942억 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액수다. 그러나 원화강세에 따른 실적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겸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지속돼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더해 엔화약세도 계속돼 불리한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해외생산 확대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피하려 했지만 원화강세가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 효과가 적었다”며 “하반기에 비상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포스코, 선방 했다지만 환율 영향 못 피했다

포스코도 이날 실적발표회를 열아 2분기 매출액 16조7036억 원에 영업이익 839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1% 줄었다. 직전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와 14.7% 증가했다.

당초 시장의 전망은 매출액 15조 원에 영업이익 7천억 원에서 8천억 원 안팎이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권오준 호에 합격점을 줄만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조강 926만 톤을 생산해 854만2천 톤을 팔았다. 지난해보다 생산량과 판매량이 각각 4.6%와 1.5% 늘었다.

하지만 포스코도 현대차처럼 원화강세라는 악재를 만나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지 못했다. 포스코는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분기보다 떨어지면서 톤당 2만5천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탄소강 제품의 경우 1년 전 79만 원이었던 판매가격이 올해 2분기 74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원재료 가격이 톤당 1만8천 원 정도 하락한 덕분에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2분기보다 102.6% 상승한 487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또한 원화강세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원화 표시 부채가 줄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오인환 포스코 사업전략실 전무는 3분기 실적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오 전무는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가격 회복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시장에서는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시장의 경우 원료 공급 차질로 잠깐 반등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전무는 “조선과 가전,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인하 요구를 하고 있다”며 “특히 원화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부담이 큰 자동차업계의 압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수 없는 일”이라며 “가격협상을 잘 마무리해 최대한 가격을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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