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외벽 ‘철근누락’ 사태와 관련 공공주택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원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외벽 철근누락 긴급 점검회의’에서 “국민의 주거안전을 위협하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며 “시공과정에 있는 모든 공공주택을 일제히 점검해달라”고 말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누락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시공 과정 공공주택 일제 점검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근누락이 반복적으로 드러난 업체에 관한 조사도 진행한다.
원 장관은 “철근누락을 보고한 감리단장을 퇴사시킨 용역회사, 무량판 부실시공에 이어 이번 외벽 철근누락까지 겹치는 설계업체 등이 시공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공사현장도 긴급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아파트 일부 외벽 철근누락 사실이 확인된 단지의 구조설계를 담당한 업체와 철근누락을 보고한 감리단장을 퇴사조치한 감리용역회사는 둘 다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공사에도 참여한 업체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원 장관은 추가 점검과 관련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셀프점검’이 아니라 국토안전관리원의 엄격한 지침에 따른 제3의 기관이 모든 사업장에 관한 점검을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에는 업무보고 누락 문제 등을 심각하게 점검해볼 것을 주문했다.
원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감리단 지적이 있을 때 이기적 태도로 대처하는 게 만성화돼 있지 않은지 사장과 임원단이 자체적으로 점검해 보고하라”며 “이런 식이면 대통령이 직접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지휘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회의에서 외벽 철근누락이 확인된 아파트 단지의 보강공사를 마치고 콘크리트 양생기간 약 한 달을 거쳐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3회의 골조공사 정기안전점검 외 구조물 추가 안전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감사를 통해 보고체계를 포함해 전면적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며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뒤 설계를 정밀하게 검증하기 위한 설계검증단과 품질검증단 부서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데 이런 부서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설계와 시공과정 부실문제가 대부분 관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긴급회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벽식구조 한 공공아파트 단지에서도 건물 일부 외벽 철근누락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데 따른 대책마련을 위해 열렸다. 이 단지는 전체 주거동 아파트 13동 가운데 4개 동 지하벽체 외벽부분 6곳에서 많게는 50%가량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6월 감리업체로부터 철근누락 상황을 보고받은 뒤 입주예정자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강공사를 진행해왔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