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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채인식 기술을 통해 신원확인을 하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한 장면. |
1997년 개봉된 SF영화 ‘가타카’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유전자에 따라 고착된 신분사회의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주인공(에단 호크)이 우월한 유전자를 얻는 한 방편으로 타인(주드 로)의 홍채를 복제해 신분세탁을 하는 장면이다. 그는 타인의 홍채를 렌즈처럼 끼고 보안검사가 필요한 장소를 자유롭게 드나든다.
가타카 외에도 비교적 최근작인 ‘미션 임파서블’ 등에 이르기까지 미래사회를 그린 여러 SF영화에서 홍채인식은 미래첨단 핵심 보안기술을 상징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이제는 더이상 영화 속 먼 미래의 일만도 아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출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홍채인식기술을 적용한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낸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보인다.
홍채인식기술이 지문인식에 이어 생체를 활용한 핵심 보안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를 계기로 홍채인식기술을 삼성페이 등 모바일금융결제 서비스에도 확대해 모바일 생태계를 강화하려 한다.
◆ 갤럭시노트7 돌풍, 홍채인식 기반 생태계 강화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3일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 기술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홍채인증기술의 보안성과 사용 편의성은 향후 금융 외에도 각종 서비스와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 등으로 확장돼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의 홍채는 영유아기에 한번 고정되면 변형되지 않는다. 또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쌍둥이도 좌우 눈의 홍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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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8월23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홍체인식 기술 설명회를 열고 5년에 걸친 홍채인식기능 개발과정과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
김 상무는 “홍채를 이용한 보안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은 상단에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와 적외선(LED)을 탑재해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하도록 돼있다.
카메라에 인식된 홍채 정보는 디지털 정보로 바뀌어 암호화된 뒤 삼성전자의 보안솔루션 ‘녹스’로 보호된다.
김 상무는 “홍채인식은 현재 가장 고도화된 생체인증기술”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노트7은 19일 출시된 지 3일 만인 23일까지 약 25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며 역대 최단 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출시일인 19일에만 15만 대가 넘게 판매돼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의 출시 첫날 기록인 6만 대를 훌쩍 넘어섰다.
일부 모델의 경우 공급량이 부족해 품귀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의 초반 흥행몰이는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쏟아부은 효과도 있지만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된 홍채인식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23일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은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으로 또 한번의 플래그십 경쟁을 벌인다"며 "초기 생산추이는 갤럭시노트7의 판정승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갤럭시노트7의 주요 기능으로 홍채인식, 펜기능 강화, 방수‧듀얼 픽셀카메라 등 갤럭시S7 부품 채용, 블루코랄 에디션 등을 들었다.
9월 중순경 공개될 아이폰7은 듀얼카메라, 이어폰 잭 제거, 블랙‧블루에디션 등이 주요 기능으로 꼽힌다.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은 하반기 스마트폰시장에서 격돌이 예상되는데 가장 차별화된 요소가 홍채인식기술의 적용 여부인 셈이다.
갤럭시노트7의 초반 흥행이 아이폰7 출시 이후에도 지속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홍채인식기술의 활용도나 편의성, 보안성 등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이 아직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마케팅이 종료되고 갤럭시노트7을 중심으로 한 과열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는 4분기 무렵이나 돼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의 성공 여부는 삼성전자가 목표로 삼고 있는 홍채인식기술 기반의 모바일 생태계 확대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석 상무는 “삼성전자의 목표는 홍채인식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에코시스템(생태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페이, 홍채인식기술 접목해 업그레이드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을 통한 잠금해제는 물론 로그인이나 인증서비스가 가능한 ‘삼성패스’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들이 이를 통해 삼성페이는 물론이고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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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 |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모바일뱅킹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정도지만 삼성전자는 시중은행과 연계해 이를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
김 상무는 "홍채인식으로 잠금해제 몇번 한 뒤 흥미가 떨어지면 소비자들은 이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다음을 찾게 될 것"이라며 "이에 삼성은 단순히 언락 기능을 넘어서 홍채인식을 모바일뱅킹과 연계하는 등의 큰 로드맵를 놓고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는 20일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삼성페이는 출시 1년 만에 국내에서 가입자 500만 명 이상을 확보해 국내 모바일결제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거래액은 1조 원가량에 이른다. 삼성페이는 미국과 중국, 스페인,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등 해외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삼성페이는 범용성면에서 애플페이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스마트폰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페이는 여기에 갤럭시노트7에서 시도된 홍채인식 기술을 도입하면서 보안성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게 됐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정보로 삼성페이를 통한 결제 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를 계기로 해외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강화해 2020년까지 전 세계 삼성페이 이용자를 17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