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09-01 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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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과 청와대 비서관 출신 재선 의원의 재대결, 서울시장을 꺾은 초선의원에 도전하는 전 서울시 부시장, 현 정부 대통령실 행정관과 대여 투쟁 선봉에선 전 야당 원내대표의 격돌.
국민의힘이 새로 당협위원장을 내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맞붙을 라인업이 짜졌다. 수도권 민심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흥미로운 대결이 여러 곳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이 새 당협위원장을 내정하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는 김성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서을)과 오신환 전 의원(서울 광진을), 이승환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서울 중랑을) 고석 변호사(경기 용인시병) 등을 조직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번에 내정된 조직위원장들은 당 조직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된다. 당협위원장은 지역 선거구를 관리하는 책임자로 내년 총선을 앞둔 당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국민의힘 조강특위는 전날 조직위원장 인선 배경에 관해 “총선승리 경쟁력, 지역기반, 당 기여도 등의 심사기준을 통과한 인물”이라며 “지역 당원을 조속히 화합하고 조직을 정비해 선거 승리 및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지원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강특위가 뽑은 조직위원장들의 지역 가운데는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경쟁력이 뛰어난 중진 현역의원들이 버티고 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가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김성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서울 강서을에서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겨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강서을에서만 세 번 당선될 만큼 지역기반이 탄탄하지만 진 의원도 지난번 총선에서 56.15%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내부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점에 비춰볼 때 지역기반과 인지도를 갖춘 김 전 의원의 지역구 탈환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진 의원과 맞붙어 승리해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 원내대표를 지냈다.
오신환 전 의원이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경쟁을 펼치게 될 서울 광진을도 주목할 만한 지역구로 평가된다. 고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꺾고 당선됐는데 오 전 의원은 지난해 오 시장이 정무부시장으로 임명해 약 9개월간 재임했다.
오 전 의원은 지난 5월2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광진을 지역은 민주화 이후 보수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곳”이라며 “오 시장의 적극적 권유도 있었던 만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지역이라는 각오로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서울 중랑을에서 출마하면 박홍근 전 민주당 원내대표라는 막강한 상대와 대결을 펼쳐야 한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12년 총선부터 중랑을에서만 내리 세 번 당선된 중진 의원이다.
정병국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이 전 행정관은 국회 최연소 보좌관으로 주목 받았다. 대선출마 의사를 밝힌 윤 대통령이 2021년 8월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하자 곧바로 캠프에 영입됐고 공로를 인정받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통령실 행정관에 임명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검사 출신이 아닌 이 전 행정관이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총선 후보 하마평에 오르면서 박 전 원내대표의 선거 전략에 차질애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지난 4월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박 전 원내대표는 본인 스스로를 검찰 저격수, 윤석열 저격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검찰 출신이 올 걸 대비했는데 이 행정관이 (도봉을에) 오면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강서을, 광진을, 중랑을이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구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성태 전 의원을 제외한 다른 두 사람은 지역기반이나 선거경쟁력 측면에서 민주당 현역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오 전 의원은 광진을이 아닌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만 세번 당선됐으며 이 전 행정관은 박홍근 전 원내대표보다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뿐 아니라 조직위원장들이 새로 배치된 경기도 지역도 총선 ‘수도권 대회전’에서 주목할만한 곳으로 여겨진다.
▲ 고석 변호사(왼쪽)와 정필재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는 경기 용인병 지역구 탈환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경기 용인병은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 한선교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지만 2020년에는 이상일 미래통합당 후보가 정춘숙 민주당 의원에게 패했다.
그러나 경기 용인병 지역구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윤 대통령이 51.83%의 득표율로 이재명 대표(45.47%)를 누른 곳이기도 하다. 고 변호사의 지역위원장 임명은 ‘윤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승리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시흥갑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정필재 변호사는 문정복 민주당 의원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또 가상자산 거래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불출마로 관심이 커진 경기 안산 단원을에는 서정현 경기도의원이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시흥을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지역에서 법률 자문 활동과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며 기반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현 도의원은 최근 이민청을 경기도에 유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활발한 지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