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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 위탁생산에서 강적 인텔 만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8-17 13: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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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AP(모바일프로세서) 위탁생산사업의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인텔의 진출로 강력한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인텔은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으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기존 강자들보다 시스템반도체 기술력과 양산능력에서 모두 앞서 있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AP 위탁생산에서 강적 인텔 만나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7일 “인텔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반도체기업이라는 사실엔 이견이 없다”며 “위탁생산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업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개발자회의를 열고 영국 반도체 설계전문기업 ARM과 협력해 AP 위탁생산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자체설계한 반도체 생산에만 집중하다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인텔은 LG전자와 중국 스프레드트럼 등 4개 업체가 개발하는 AP를 10나노 미세공정라인에서 양산한다. 정확한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대만 TSMC는 세계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에서 앞서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10나노 공정 도입시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인텔이 진출해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된 셈이다.

포브스는 “인텔은 2010년부터 위탁생산시장에 진출계획을 세우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왔다”며 “삼성전자와 TSMC에 경쟁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텔은 그동안 22나노 미세공정으로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진행했지만 규모가 작고 공정기술력에서 삼성전자의 14나노와 TSMC의 16나노에 뒤처지는 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올해 말부터 10나노 양산계획을 잡아두고 있지만 수율을 안정화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텔은 압도적인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10나노 공정안착을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브스는 “인텔이 ARM과 공식적으로 협력한 만큼 ARM의 설계기반을 활용하는 반도체기업들이 인텔의 위탁생산라인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TSMC에 모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퀄컴과 애플, 삼성전자 등 대형 AP업체는 모두 ARM의 설계기반을 활용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애플과 퀄컴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객사를 인텔에 빼앗겨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TSMC와 삼성전자는 모두 연간 2억 대 이상의 프리미엄 AP 생산량을 위탁하는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기술경쟁을 벌여오고 있다.

  삼성전자, AP 위탁생산에서 강적 인텔 만나  
▲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인텔은 애플 아이폰7에 처음으로 통신모뎀칩을 공급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애플이 차기 AP 위탁생산을 인텔에 맡길 경우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닭 쫓던 개’ 신세에 머무를 수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칩(GPU) 설계기업도 미세공정기술을 통한 그래픽카드의 성능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경쟁하고 있어 현재 삼성전자와 TSMC에 맡긴 물량을 인텔에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인텔이 AP 위탁생산시장에 본격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주력사업인 PC용 반도체의 수요가 꾸준히 둔화하는데다 그동안 독점체제를 갖춰냈던 서버용 반도체에서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인텔은 모바일용 반도체시장에 늦게 진출한 결과 실적부진을 겪으며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10나노에 이어 7나노 미세공정 등 차세대 기술에서도 앞서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이 현재 확보했다고 밝힌 고객사는 LG전자 등 AP시장에서 입지가 미미한 업체지만 삼성전자와 TSMC보다 앞설 가능성이 높은 10나노 양산능력을 실제로 증명할 경우 그동안의 성공신화를 위탁생산시장에서 이어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가 직접 나서 AP업체들을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퀄컴과 애플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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