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검찰이 유해물질인 페놀이 기준치 이상으로 합유된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한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을 기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무단 배출이 아닌 재활용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검찰청 환경범죄 합동 전문수사팀은 이날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 법인과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직원 7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가 대산공장에서 배출된 페놀 및 페놀류 포함 폐수를 계열사 공장으로 배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450억 원이 필요한 폐수처리장 신설 비용과 자회사 공업용수 수급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폐수를 배출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대산공장의 폐수 33만 톤을 자회사 현대OCI공장으로 배출했다.

또 2017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대산공장에서 나온 폐수를 자회사 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했다.

HD현대오일뱅크에서 배출된 폐수는 자회사들에서 공업용수로 재활용됐다.

검찰은 폐수를 배출 허용기준에 맞게 폐수처리한 뒤 옮겨 재사용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폐수처리를 거치지 않은 폐수를 다른 공장으로 보내 재사용한 것은 불법이라고 봤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페놀과 페놀류의 배출 허용기준은 각각 리터당 1mg과 리터당 3mg이다. HD현대오일뱅크에서 자회사들로 옮겨진 폐수에 함유된 페놀과 페놀류는 각각 리터당 최대 2.5mg, 리터당 38mg으로 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가 2017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대산공장에서 나온 페놀 포함 폐수 130만 톤을 공장 내 가스세정시설에서 냉각수로 사용 뒤 굴뚝을 통해 증발시킨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검찰의 기소에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곧바로 입장문을 내놨다.

HD현대오일뱅크는 문제가 된 대상이 폐수가 아닌 ‘공업용수’라고 반박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입장문에서 “검찰이 적시한 폐수는 폐수처리장을 통해 공공수역으로 최종 배출되는 일반적 개념의 폐수가 아니다”며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설비 사이 사용되는 용수”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본 배출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폐수 절감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사용한 공업용수를 폐쇄 배관을 통해 대산공장 내 계열사 설비로 이송해 사용했고 방지시설을 통해 적법한 기준에 따라 최종 폐수로 방류했다”며 “국민건강과 공공수역을 비롯한 환경에 어떠한 훼손이나 위해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업용수 재활용은 물 부족 지역에서 용수의 절대 사용량을 줄이고 그에 따라 폐수 총량을 줄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대산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공업용수를 정상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자원 절약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공업용수를 아무런 문제 없이 재활용했지만 인접 계열사 사이 공업용수 재활용에 관해 대법원의 확립된 해석 내지 판단이 없는 점을 인지하고 자진신고를 통해 1년 이상 이어진 환경부 조사 및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