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KB금융그룹 다음 회장을 뽑기 위한 1차 숏리스트(최종 후보군) 안에 포함될지 관심이 몰린다.
쟁쟁한 후보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에서
이재근 행장이 1차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로 차기 리더로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다.
▲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8일 발표되는 회장 선임을 위한 1차 숏리스트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
1일 KB금융에 따르면 다음 회장을 뽑기 위한 1차 숏리스트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부와 외부 후보 각각 10명씩 모두 20명의 롱리스트(후보군) 가운데 6명을 추려 8일 1차 숏리스트를 발표한다.
회추위는 이번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번의 숏리스트 선정을 통해 최종후보 1명을 결정했던 이전과 달리 숏리스트도 8일 1차(6명), 29일 2차(3명)로 두 번에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1차 숏리스트에
양종희,
이동철,
허인 등 KB금융 현직 부회장 3명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체제 아래에서 이들 3인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머지 3자리는 철저히 베일에 감춰져 있는데
이재근 행장의 포함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은행장은 KB금융뿐 아니라 신한, 하나, 우리 등 각 금융지주의 회장 인선 과정에서 언제나 숏리스트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시중은행은 각 금융지주에서 가장 큰 계열사다. 더군다나 4대 금융지주 모두 은행장은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한 이사회 멤버(기타비상무이사)로 지주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회장이 결정된 우리금융은 물론 지난해 새 회장을 뽑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회장 인선 과정에서 예외 없이 당시 은행장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B금융 역시
윤종규 회장체재가 들어선 뒤 진행된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당시 국민은행장이 최종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다만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달 다음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발표하며 유난히 외부후보와 관련한 공정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1차 숏리스트 안에 외부인사가 1명 이상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으면 2~3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럴 경우 내부인사도 부회장 3인이 다가 아닐 수 있다.
KB금융은 현재
윤종규 회장의 거취조차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윤 회장이 1차 숏리스트에 포함된 뒤 향후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 윤종규 회장의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KB금융이 회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윤 회장이 7월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이끌고 있는 모습. < KB금융 > |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숏리스트에 들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정림 사장은 현재 지주 총괄부문장을 함께 맡아 그룹 전반의 자본시장부문, CIB(기업투자금융)부문 등을 이끌고 있다. 부회장 3인과 함께 KB금융 4개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이끄는 KB금융의 핵심 멤버다.
박정림 사장은 숏리스트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여성 최초로 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에 들었다는 상징성을 KB금융에 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행장이 1차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면 그룹 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1966년생으로 그동안 KB금융 내에서 1961년생 동갑내기인 부회장 3인에 이어 다음 리더십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은 인사로 꼽혀왔다.
이 행장은 2021년 말 4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최연소 나이에 은행장에 올랐는데 당시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친 이력이 부각되며
윤종규 회장과 같은 코스를 밟았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과거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당시 국민은행장들은 회장 선임 절차 이후 중용되는 흐름을 보였다.
2017년 당시 국민은행장이었던
윤종규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고 2020년
허인 당시 행장은 회장 선임 절차 다음 해인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