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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중국의 '잃어버린 10년'은 정말 시작됐을까?

이태희 newsarmy@gmail.com 2023-08-01 08: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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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중국의 '잃어버린 10년'은 정말 시작됐을까?
▲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7월26일 제주 드림타워에서 열린 '한중 미래발전 제주국제교류주간'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잃어버린 10년’ 논쟁에 휩싸였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요즘의 중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고 리오프닝을 선언했을 때만해도 중국이 가파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몇 개월 만에 이러한 기대는 실망을 넘어 저주에 가까운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은 역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언론과 학자들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분석 기사를 통해 중국 투자자들이 이미 잃어버린 10년을 보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의 망령이 어른거리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막대한 부채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 역시 최근 “중국 경제가 더블 딥(이중침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즈 칼럼리스트 폴 크루그먼 역시 중국의 ‘잃어버린 10년론’ 에 가세해 “일본보다 훨씬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같은 서구의 시각이 여과 없이 투영되고 오히려 확대재생산 되는 형국이다. 

최근 들어 중국 경제 위기론은 다양한 관점과 이름으로 등장했다. 

성장을 향해 질주했던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이제는 고점을 찍고 바닥을 향하고 있다는 ‘중국경제피크론’, 이에 덧붙여 1당 지배체제와 그 정점의 시진핑 주석 지배체제의 ‘정치 리스크’를 거론하며 중국에서 빨리 투자금을 빼는 것이 살 길이라는 ‘차이나 런’(China Run)에 이어 중국의 ‘잃어버린 10년론’으로까지 발전했다.

서구의 시각은 물론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로 낮춰 잡았고 지난 5월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크루그먼 등이 중국 위기론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던 청년실업률도 지난 5월 20.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헝다그룹 사태에 이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 역시 위기에 빠지는 등 침체된 부동산 시장은 아직 개선기미가 없어 보인다.   

반면 이와 관련해 반론도 제기된다. 서방의 중국경제위기론은 과장된 주장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인구 고령화 비율도 미국이나 일본, 한국 보다 여전히 낮고, 중국의 가계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로 주요 국가들보다 낮다. 중국의 GDP 성장률 5%는 여전히 높은 수치이고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고성장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자신의 칼럼에서 “2035년까지 매년 미국의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이 피크아웃이라면 미국은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이냐”고 반문한다. 

또한 중국 정부나 중국 언론은 전혀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올해를 ‘소비 진작의 해’로 정하고 일련의 정책 패키지를 내놓았는데, 올 상반기 소비 판매액이 22조8천억 위안(약 4014조396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중국 화물무역 수출입 총액도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한다. 중국에 신설된 외자기업 수가 전년대비 35.7% 늘어난 2만4천 곳에 달했고, 다만 해외직접투자(FDI)는 2.7% 감소했다고 한다. 수치로만 보면 ‘차이나 런’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 ‘중국위기론’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잊힐 만하면 1~2년에 한 번씩 다른 포장지에 쌓여 고개를 내민다. 

특히 중국이 2008년 시진핑 집권이후 ‘대국굴기’(大國屈起: 대국이 일어선다)를 내세우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기 시작하면서 빈도수가 잦아졌다. 2011년에도 중국경제 위기론이 갑자기 퍼졌는데 이유는 지금과 너무나 유사하다. 

당시 기사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다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실물자본, 기반시설, 부동산 등에 대한 과다한 투자로 중국 경제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013년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맞을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서구의 투자전문가 가운데에는 “중국의 거품이 붕괴되면 두바이 위기보다 1000배는 더 심각할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2013년 상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7.6%를 기록하며 주춤하자 세계 경제 석학들이 중국 경제 위기론을 제기하며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2016년과 2018년에는 금융위기론이 넘쳐났다. 미중무역전쟁과 코로나를 거치며 중국위기론은 확대 재생산됐다. 

이쯤 되면 슬그머니 ‘중국 경제 위기론’의 실체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올 법하다. 중국 견제를 위한 서방국가들의 음모론일 수도 있고 만에 하나 중국경제가 무너지면 세계경제에 몰고 올 엄청난 충격을 예상한 공포심의 반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점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의 중국과 중국경제는 부동산 침체 등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고 그간 무수한 중국경제 위기론 속에서도 중국은 계속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30년 가까이 연평균 10%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여 년 동안에도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보였다. 

물론 매년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중국이 예전의 고성장 시대는 이미 막을 내린 것이지만 성장률 감소는 경제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평균 10% 이상의 세계에서 유래 없는 경제성장률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우리나라도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에 불과하다. 

나에게는 오히려 부동산 버블이나 부채 위기 등등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지금껏 압축 성장을 해 온 중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보인다. 

사실 나는 중국 경제나 세계 경제를 전공한 경제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논쟁의 진위를 가릴 능력은 없다. 하지만 중국 비즈니스를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우려되는 대목은 있다.

우선 사드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최악의 상태라 보이는 우리의 중국에 대한 정서가 다시 한 번 증폭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로 인한 착시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급변하는 중국과 중국 시장, 중국 상품을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가령 최근 우리나라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탈중국’의 슬로건이 무척 거슬린다. 

중국 시장을 호령했던 우리 대형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자 ‘탈중국’으로 방향을 틀며 북미 등의 시장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업 입장에서야 생존전략 차원이리라. 

그런데 언론에서는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밀려나 신규시장으로 옮겨가는 기업들이 마치 큰 성공 사례인 것처럼 부각시킨다. ‘그래, 중국이 아니라도 우리 물건 팔데 많아’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그런 마인드 셋일수록 중국 시장에서의 재기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인한 ‘탈중국’이 중국 경제의 불안으로 인한 ‘탈중국’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예전에 삼성 등 우리 대기업의 중국 공장 이전이나 중국 사업 철수를 중국 경제의 침체와 연결시켜 보는 시각의 칼럼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한국 기업이나 기관들이 중국 경제가 서서히 침하한다는 사실을 알고…(중략)…중국 경제의 문제점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중국에서 철수한 한국 기업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중국의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더 싼 임금을 찾아 이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중국 경제의 정체를 예측한 우리기업의 선견지명 때문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억지논리이자 견강부회(牽强附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경제 위기론의 과대포장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인들의 의지를 꺾게 만들 여지도 크다. 실제 중국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기업 고객을 만난 적도 있다. 

나는 우리가 중국위기론에 갈팡질팡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 정부가 지금껏 그래왔듯이 중국경제를 성장으로 이끌면 우리에게는 더 구매력이 있는 시장으로 다가올 것이고 설사 중국 경제가 더 악화되어 일본의 전철을 밟아 간다면 우리 기업들에게는 경쟁력을 높일 시간을 버는 동시에 투자 등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해 줄 것이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정책 패키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금은 우리 기업들이 ‘탈중국’을 외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중국 시장의 공략을 위해 전략을 빠르게 재정비해야 할 때이다.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보다 차가운 눈이 필요한 시기다. 이태희 CUE코리아 대표
 
대학 졸업 후 30년간 언론(한국일보)과 공무원(방송통신위원회), 국제기구(TEIN), 글로벌 기업(마이크로소프트) 등 공공과 민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사회의 ‘새롭고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해왔다. 2020년부터 글로벌 마케팅·테크놀로지 기업인 CUE Group의 한국 대표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변화의 지향-사상의 자유시장과 인터넷의 미래'(나남, 2010)이 있으며, 몇 권의 공저와 학술논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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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그… 혹시 기자 부모가 중국인이냐??   (2023-08-06 20:55:08)
ㅋㅋ
차이나머니 달달하노 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8-01 22:2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