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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신격호 만화'를 만든 까닭

오대석 기자 pscientist@businesspost.co.kr 2014-07-22 15: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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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대기가 만화로 만들어졌다. 롯데백화점이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해외지점의 신입사원에게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했다. 현직 회장의 일대기가 만화로 제작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롯데가 '신격호 만화'를 만든 까닭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롯데백화점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책 ‘글로벌 롯데에서 너의 꿈을 펼쳐라’를 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이 만화를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으로 3천 부 제작해 해외법인에 보내기로 했다.

이 만화책은 140쪽 분량인데 롯데백화점 해외법인 직원이 첫 현지인 신입사원 출신 점장이 되려는 꿈을 담은 것이다. 만화에서 롯데백화점 본사 직원은 서울에 교환근무를 온 주인공에게 신 총괄회장이 역경을 이겨낸 성공담을 자세히 설명한다.

만화에 소개된 신 총괄회장의 성공담은 이렇다. 신 총괄회장은 1941년 20세의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일본인 사업가에게 5만 엔을 빌려 1944년 도쿄 근교에 윤활유 공장을 세웠으나 미군의 폭격으로 불타 버렸다.

신 총괄회장은 귀국하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재기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의 손에 5만 엔의 빚뿐이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은 “나를 믿고 돈을 빌려준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없다”며 다시 우유배달을 하고 공사장에서 일해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신 총괄회장은 1946년 도쿄에 ‘히카리 특수화학연구소’라는 공장을 짓고 비누 크림 등을 만들어 팔았다. 그는 1년 반 만에 빚을 다 갚고 1948년 제과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신 총괄회장이 자전거를 타고 하루 200곳이 넘는 상점에 물건을 납품한 결과였다.

롯데백화점은 해외법인 직원 교육용으로 이 만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지인 직원은 국내 직원보다 소속감이 약하고 이직률이 높아 고민”이라며 “창업과정이 담긴 만화가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일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회장들이 자서전을 펴내는 경우는 많지만 현재 회장이 자신의 일대기를 만화로 제작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신격호 만화'를 만든 까닭  
▲ 만화 ‘글로벌 롯데에서 너의 꿈을 펼쳐라’
대한상의가 2005년부터 ‘만화 CEO 열전’을 제작해 왔지만 대부분 정주영 회장, 이병철 회장 등 사후의 인물을 대상으로 삼았다. 출판업계도 마찬가지다. 또 만든 목적도 직원의 애사심 고취보다 주로 청소년들에게 기업인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알리는 것이었다.

일부 인사들은 CEO의 일대기를 만화로 제작하는 것이 애사심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업 총수를 지나치게 우상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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