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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참고하는 미국 '바이오메이드' 보니, 관건은 '이것'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7-20 14: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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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참고하는 미국 '바이오메이드' 보니, 관건은 '이것'
▲ 미국 연구기관 '바이오메이드'는 산‧학‧연‧관의 협업을 이끌며 바이오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바이오메이드 회원사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연구원이 바이오 제조기술을 연구하는 모습.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추진한다. 그 중 하나는 미국의 ‘바이오 자급’에 앞장서는 현지 연구기관 ‘바이오메이드(BioMADE)’를 벤치마킹하는 일이다.

바이오메이드는 바이오 공급망을 내재화한다는 미국 정부 목표에 따라 민간 기업과 학계의 연계를 주도하고 있다. 향후 바이오메이드를 본받아 한국에 자리잡을 신규 조직도 적극적인 산‧학‧연‧관 협업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부의 ‘바이오경제 2.0 추진방향’을 보면 ‘한국판 바이오메이드’ 설립이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됐다.

바이오메이드는 미국 국방부가 후원하는 제조혁신연구소(MII) 중 하나로 비영리 공익법인 공학생물연구컨소시엄(EBRC) 산하에 있다. 2020년 9월 설립 협약이 체결된 뒤 2021년 정식으로 출범했다. 

바이오메이드의 목적은 미국의 바이오산업 관련 제조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의약품, 연료, 소재, 식품 등 수많은 분야에서 개발되는 바이오 제품들이 실험실 단계에서 대규모 상업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자금,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인력 육성 등을 지원한다. 

역사는 짧지만 함께하는 멤버는 적지 않다. 바이오메이드는 설립 후 지금까지 약 220개 단체를 회원으로 확보했다. 기업 뿐 아니라 대학, 연구기관 등이 모였다. 이들이 바이오메이드와 같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40개가 넘어간다. 바이오 제조기술을 고도화하는 작업부터 유기물 기반 비타민‧섬유 등 제품 양산까지 가지각색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대부분 최근 바이오산업에서 주목받는 합성생물학을 주축으로 이뤄진다. 애초 바이오메이드를 설립한 EBRC가 합성생물학 연구센터 ‘SynBERC’의 후신이기도 하다.

합성생물학은 기존 생명체를 공학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시스템을 설계, 제작, 합성하는 기술로 다양한 바이오 물질의 개발과 생산에 적용될 수 있다. 이렇다보니 바이오산업 자급을 모색하는 미국 정부는 바이오메이드 등을 거쳐 합성생물학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중이다.

미국 국방부는 올해 3월 바이오메이드에 지원하는 연방 기금 상한을 기존 8750만 달러(약 1100억 원)에서 5억 달러(약 6300억 원) 이상으로 증액했다. 얼마 뒤인 6월 바이오메이드는 미국 미네소타에서 첫 번째 파일럿 규모 제조 인프라 구축을 발표했다. 농업이 발달한 미네소타에 바이오 제조능력을 조성해 각종 부산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취지다. 장차 미네소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도 인프라를 마련한다.

산‧학‧연‧관이 유기적인 체제를 이룬 바이오메이드의 활동은 최근 바이오산업 육성에 힘쓰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참고하는 미국 '바이오메이드' 보니, 관건은 '이것'
▲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경제 2.0 추진방향' 내용 일부. '한국판 바이오메이드 설립'이 중요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됐다. <산업부>
한국 정부가 19일 발표한 ‘바이오경제 2.0 추진방향’은 2030년 바이오경제 생산규모 100조 원, 수출규모 500억 달러(약 63조2천억 원)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인재 양성 등 여러 지원책이 마련됐다. 

합성생물학에 초점을 맞춘 인프라 조성도 추진되는 중이다. 한국판 바이오메이드 구축방안과 함께 국가 바이오파운드리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정됐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합성생물학 개발과 생산의 모든 과정을 표준화, 고속화, 자동화하는 인프라를 말한다. 바이오산업을 고도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한국판 바이오메이드,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등은 적극적인 정부 지원 못지않게 민간의 활발한 참여가 중요하다.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실제로 바이오산업 고도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민간이기 때문이다. 

민간과 소통이 부족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나랏돈을 배정하기도 어려워진다. 국가 바이오파운드리를 봐도 앞서 2020년 한 차례 사업이 기획됐지만 수요 조사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1월 보고서에서 “국내 합성생물학 관련 정책을 살펴보면 기술 개발 지원 및 인프라 구축이 대부분으로 장기적인 합성생물학 육성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거버넌스 형성을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 각계 종사자 및 관련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의 충분한 의견 수렴 및 다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물론 정부는 대규모 바이오산업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관계자들로 구성된 ‘바이오경제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바이오경제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주요 과제를 구체화하고 이행하기로 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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