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급증하자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체질개선을 가속화해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체제가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겠지만 시장규모 자체가 커져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고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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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세계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뒤를 따라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에 유례없는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세계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스마트폰용 올레드 생산능력이 2019년까지 연간 5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대규모 신규투자를 진행한 뒤 투자를 더 늘리기 쉽지 않지만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향후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현재 세계 올레드패널 생산시설 규모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비중이 내년부터 하락해 2019년 들어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가 수조 원을 들여 증설에 나선 중소형 올레드패널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데다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 일본 재팬디스플레이 등이 대규모 투자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IHS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레드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데 대응해 올레드 생산장비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스마트폰용 LCD패널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2020년까지 세계 17개 기업이 스마트폰용 올레드시장에 추가로 뛰어들어 현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를 점점 위협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올레드시장에서 99%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올레드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8% 급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사업이던 LCD TV패널의 업황악화에 대응해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해마다 수조 원대 투자를 지속하며 시장지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올레드패널 공세를 가속화하며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GSM아레나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는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스마트폰 ‘홍미프로’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에버디스플레이와 BOE의 올레드패널을 탑재한다.
GSM아레나는 “샤오미는 부품원가를 낮추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대신 중국업체의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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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
하지만 올레드패널의 수요증가로 시장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져도 실적의 타격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연간 2억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는 아이폰에 내년부터 올레드패널을 일부 채용하고 2018년 모든 제품으로 탑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같이 제품 완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대형업체의 경우 이미 올레드패널을 수년 전부터 사용해 기술력을 검증받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가장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역시 연간 3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데 프리미엄 라인업에 이어 중저가 제품으로 올레드패널 탑재를 확대하고 있어 충분한 수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경쟁업체들은 올레드 기술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계획대로 대량양산을 시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올레드 공급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삼성디스플레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