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7월14일 국회 본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기준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윤 원내대표는 여소야대의 불리한 상황에서 민생법안 합의를 주도하고 당정 소통을 강화하면서 원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9월부터 열릴 정기국회에서 노랑봉투법과 쌍특검 법안 통과를 놓고 야당과 충돌이 예상되는 만큼 정국을 타파할 뾰족한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들이 국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이제라도 여야가 힘을 합쳐서 한 뼘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 정치 복원을 위한 노력을 입법이라는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자주 보고 소통을 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며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국회는 입법적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가 상황에 책임을 진다는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원내대표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법안을 만들 수가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여소야대의 어려운 조건에서 취임했으나 주요 민생정책과 관련한 당정 소통을 늘려 정책정당의 면모를 되찾는 데 힘을 쏟았다. 윤 원내대표와 대통령실 사이 긴밀한 관계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4월7일
윤재옥 원내대표가 선출되자 “당정협력이 더 견고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대치 국면에서도 중요한 민생법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며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간호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렬하게 대치하던 5월 전세사기 특별법에 이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만들어진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통과를 성사시켰다.
윤 원내대표의 내부 단속 노력 역시 호평을 받는다. 그는 소속 의원들의 돌발발언·행동에 따끔한 발언을 아끼지 않았고 원내대책회의 발언시간 제한을 통해 당에서 정제되고 일관된 발언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수조 물을 마시는 사건이 일어나자 소속 의원들에게 ‘국민들 정서에 맞지 않는 그런 발언이나 행동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단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 출신인 윤 원내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윤순경’이라고 자처하며 겸손한 자세로 소속 의원들과 소통한 것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선 조용하지만 섬세하고 꼼꼼하면서 강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말을 듣는다.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사태가 빚은 혼란상황에서 윤 원내대표가 소방수 역할을 수행한 일도 돋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해외 일정으로 모두 자리를 비웠는데 원내지도부를 이끌면서 야당 책임론에 이어 야권 인사 투기 의혹으로 맞불을 놓았다. 여권에서는 윤 원내대표가 비상상황에서 적극적 전략으로 잘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7월13일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김진표 의장, 박광온 원내대표. <연합뉴스> |
다만 수적 우위에 있는 야당과 협상에서 대화와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윤 원내대표의 접근 방식으론 협상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협상을 거부하고 법안을 강행 추진할 때 윤 원내대표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대통령의 거부권에 의지하고 마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부담을 해결할 방법을 윤 원내대표가 찾아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9월부터 열리는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다시 한번 윤 원내대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정기국회인 만큼 민감한 쟁점 법안, 민생 법안을 둘러싸고 야당과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월에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 표결 일정도 예정돼 이를 저지해야 하는 여당으로서 원내 전략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윤 원내대표는 1961년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났다. 경찰대학교 1기로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 대구 달서을에 출마해 경찰대 출신 첫 국회의원이 됐다.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20대 대선에서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