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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부담 커지는 신한카드, 문동권 '선한 영향력 1위' 면모 보여줄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7-10 1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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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카드에 이어 현대카드가 대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카드업계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신한금융그룹이 ‘선한 영향력 1위’를 그룹의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상생금융 부담 커지는 신한카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35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문동권</a> '선한 영향력 1위' 면모 보여줄까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가 1월3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금융취약계층의 안정적 금융생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지원 규모에 몰린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시장 점유율과 순이익 1위 카드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6446억 원을 올렸다. 현대카드의 2540억 원의 2배, 우리카드의 2048억 원보다 3배 이상 많다.

현대카드는 7일 현대커머셜과 함께 6천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고 우리카드는 6월 말 카드업계 1호로 220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는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롯데·현대·우리·하나) 가운데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기준 5위와 6위다.

문동권 사장이 상생금융 지원 규모를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드업황은 여전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 높은 조달금리 등으로 개선이 요원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개별기준 1분기 순이익은 572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분기보다 24% 줄었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시장 경쟁 심화로 점유율도 지속해서 줄고 있다. 1분기 카드 이용실적 점유율(체크카드 포함)은 17.2%까지 낮아졌다. 1년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카드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18% 위에서 움직였으나 지난해 17% 중반대로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사장이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는 일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에서 신한은행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내는 제2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신한카드는 매년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의 3분의 1 가량을 책임진다.

신한금융이 KB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올해 역시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치는 상황에서 신한카드의 순이익 감소는 순위 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문 사장은 신한카드의 지원 방안이 제2금융권 상생금융 대책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한화생명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카드업계에 이어 보험업계에서도 본격적 상생금융 방안 발표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나 은행들은 상생금융과 이름은 다르더라도 과거부터 금융취약계층 관련 지원책을 발표하며 비교 대상에 자주 오르곤 했다.

하지만 카드사나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선 이처럼 각 금융사의 지원책을 비교하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낯선 일로 여겨진다.

금융업계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업계 1위의 지원책은 향후 이어질 대책의 기준점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카드업계뿐 아니라 보험업계 역시 신한카드의 이번 지원 규모를 눈여겨 볼 수 있는 만큼 문 사장은 이번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상생금융에 힘을 주고 있는 점은 문 사장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3월 취임 이후 ‘선한 영향력 1위’를 그룹의 중장기 목표로 내걸고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다.

신한카드의 상생금융안은 진 회장이 6일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발표되는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의 첫 지원책이 될 가능성도 높다.
 
상생금융 부담 커지는 신한카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35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문동권</a> '선한 영향력 1위' 면모 보여줄까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김 위원장, 진 회장. <금융위원회>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간담회에서 진 회장을 비롯한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상생금융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며 무엇보다 상생금융을 강조했다.

1분기 신한금융이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낸 점도 문 사장의 상생금융 부담을 다소 줄여주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신한카드는 1분기 개별기준으로 순이익 1586억 원을 올렸다. 2022년 1분기보다 6% 줄었다.

신한카드는 1분기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리는 동시에 순이익 감소폭은 가장 적었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각각 49%와 24% 감소했다.

문 사장도 상생금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 사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신한카드는 ‘새로운 금융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며 “환경 사회 가치가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 역할에 부응해 더불어 함께 사는 기업시민으로 능동적으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카드를 거쳐 신한카드 경영관리팀 부장, 기획본부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그룹 부사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신한카드 대표에 올랐다.

카드업계에서만 20년 넘게 일한 '카드맨'으로 신한카드가 신한금융에 편입된 뒤 지주나 은행 출신이 아닌 내부 출신이 대표에 오른 것은 문 사장이 처음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여러 상생금융 지원안을 놓고 검토 중에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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