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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이사장에 의사 출신 정기석, 의료계 의료수가 인상 요구 대응 방향은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07-10 14: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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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새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에 정기석 한림대학교 의대 교수가 취임한다.

의사 출신인 정 이사장이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추구하는 정부 쪽에 서서 의료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받는다. 
 
건보공단 이사장에 의사 출신 정기석, 의료계 의료수가 인상 요구 대응 방향은
▲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가 취임한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10일 정기석 교수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이사장 11일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3년이며 경영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건보공단은 정 이사장 취임으로 4개월 만에 이사장 공백 사태를 마무리하게 됐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강도태 전 이사장이 돌연 퇴임한 뒤 공석이었다. 

정 이사장이 취임 뒤 맞게 될 첫 임무는 건강보험료(건보료) 인상률 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도 건보료율은 오는 8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결정한다.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건보료 인상 수준을 최대한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민 부담과 건보 재정여건, 사회보험 부담률 등을 감안해 2024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도 재정 건정성을 강조하며 건강보험의 ‘효율화’를 주문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더욱 많은 사람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효율화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 기조에 맞추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만 건강보험료 지출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2030년 중기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지출 연평균 증가율은 8.1%인데 반해 수입 증가율은 7.2%에 그쳤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당기 수지 적자 규모가 2024년에 4조8천억 원, 2030년에는 13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되면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계의 수가 인상 요구에 대응하는 일도 정 이사장의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 등 7개 의약 단체와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의료수가) 계약을 위한 협상을 하면서 수가 평균 인상률을 2023년도와 같은 1.98%로 결정했다. 

동네 의원급 환산지수는 2023년도 대비 1.6% 인상에 그치면서 2008년 유형별 의료수가 협상을 시작한 이래 최저인상률을 기록했다.

의료계는 낮은 의료수가 인상률에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연도별 의료수가 인상률은 2020년도 2.29%, 2021년도 1.99%, 2022년도 2.09%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의료수가 인상률이 결정된 뒤 입장문을 내 "유례없이 치욕적으로 낮은 수가 인상률에 분노하며 도저히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수가 협상이 진행되던 5월 의원유형 수가협상에 최소 5% 이상의 수가 인상률을 얻어낼 것을 요구하는 권고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건보공단 이사장에 의사 출신 정기석, 의료계 의료수가 인상 요구 대응 방향은
▲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겸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이 5월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이미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하고 의료계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수가제도 개편도 고려하고 있다. 향후 상당한 수준의 의료수가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정 이사장이 의사 출신인 만큼 의료계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정 이사장이 취임함으로써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심평원장)과 함께 건강보험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기관장 모두 의사출신으로 채워졌다.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심평원장 모두 의사출신이 임명된 것은 2014년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심평원장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 때문에 건보공단 노조는 의사 출신인 정 이사장 임명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신임 이사장에 면담을 요청하며 첫 출근길 피켓시위 등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5월 성명을 내고 "건보공단은 공급자(의사)들과 진료비 협상을 통해 건강보험수가를 결정하는 상대 협상 파트너"라며 "그런데 윤 정부는 심평원장에 의사 출신을 임명하더니 이제는 건보공단 이사장도 공급자 출신인 의사를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가 인상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수록 정 이사장은 정부지원금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국가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건보공단 노조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수입에서 정부의 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13.3%, 2020년 14.8%, 2021년 13.8%, 2022년 14.4%에 그친다.

정 이사장은 이날 뉴시스에 “건보공단 재정문제를 특히 잘 관리하겠다”면서도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958년 생으로 198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그 뒤 한림대학교 의대 호흡기 내과 부교수, 한림대 의료원 호흡기내과 분과장,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였던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에 임명됐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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