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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과 정지선, 백화점 순위 놓고 신경전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7-21 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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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과 정지선, 백화점 순위 놓고 신경전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백화점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매출로 신세계백화점이, 총거래액으로 현대백화점이 앞선다. 두 회사는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업계순위가 소비자 인지도와 협력업체에 대한 구매능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1조5437억 원을 올려 현대백화점 매출 1조1267억 원보다 4170억 원 더 많다. 매출 면에서 현대백화점을 따돌리고 롯데백화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2년에도 1조5212억 원의 매출을 올려 1조2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백화점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다른 법인을 더하면 격차는 조금 줄어든다. 현지법인으로 따로 운영되는 광주신세계와 현대백화점 한무쇼핑의 매출을 포함하면 신세계는 1조7503억 원, 현대백화점은 1조6198억 원으로 차이가 좁혀진다.

한무쇼핑은 1988년 현대그룹이 무역센터에 백화점을 짓기 위해 무역협회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무역센터텀, 중동점, 킨텍스점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총거래액을 내세워 자신들이 업계 2위라고 주장한다. 공시에 기록되는 매출은 백화점들이 판매수수료로 올린 순매출로 실제 백화점에서 판매된 총거래액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은 입점업체로부터 판매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데 이 비율은 백화점 및 판매품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디지털기기가 가장 낮고 셔츠 등 의류가 가장 높은 편이다. 국내업체와 해외명품업체 간의 차이도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신세계백화점이 27.8%, 현대백화점이 28.6%다.

이처럼 판매수수료율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백화점에서 거래된 총거래액과 판매수수료로 얻은 순매출 중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총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현대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에 매년 앞선다”며 “이를 기준으로 본 시장점유율도 현대백화점이 26%로 신세계의 23%보다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총거래액은 현대백화점이 6조9천억 원으로 신세계의 5조9천억 원에 비해 1조 원 가량 앞서 있다.

수수료 등 백화점의 매출액은 신세계가 많은 반면 고객이 실제 구매한 제품 가격의 총합은 현대백화점이 더 많은 것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총거래액이 증권사나 업계 등이 실적을 평가하는 잣대”라며 “유통업체가 장사를 얼마나 잘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총거래액”이라고 말했다. 판매수수료만 매출로 인식할 경우 실제 기업이 지닌 경쟁력과 동떨어진 수치가 나온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총거래액으로 업계 순위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말이 나온다. 순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공시 의무사항이지만 총거래액은 그렇지 않은 데다 기준도 각 회사마다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 순위 기준이 불명확하고 이를 놓고 신경전까지 벌어지다 보니 더 확실한 기준을 새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침체로 업계 전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순위 다툼은 무의미하다”며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 등 확고한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규정해 불필요한 다툼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두 백화점의 총거래액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고 있어 총거래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지선 회장은 3년 내 3개의 점포를 새로 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전국에 13개, 신세계백화점은 총 1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현재 매출액 기준 롯데백화점이 연매출 8조 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 뒤를 신세계, 현대, AK, 한화가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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