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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스튜어드십이 온다⑧] 유엔 책임투자원칙, "기후변화는 투자자가 직면한 최우선 ESG 이슈"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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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스튜어드십이 온다⑧] 유엔 책임투자원칙, "기후변화는 투자자가 직면한 최우선 ESG 이슈"
▲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책임투자원칙은 기후를 포함해 ESG 관련 이슈를 풀기 위해 투자자들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모두 합해 120조 달러(약 16경 원)의 자산. 전 세계 금융기관 5300여 곳 이상이 참여한 세계 최대 책임투자 이니셔티브.

유엔의 주도로 설립된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책임투자원칙은 2006년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책임투자와 관련한 원칙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의 주도로 설립됐다.

일정한 원칙 아래 기관투자자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활성화를 위해 결성된 것으로 기업의 ESG 담당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책임투자 이니셔티브가 최근 매년 콘퍼런스를 열며 장려하는 활동이 있다. 바로 기후 스튜어드십이다.

기후 스튜어드십이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탁자 활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이 기후 문제와 관련해 기업 등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벌이는 활동을 뜻한다. 

책임투자원칙은 기후 스튜어드십 확산을 위해 ‘자산 소유자를 위한 기후변화’, ‘기후 지표’, ‘투자자 리소스 가이드’ 등 기후 변화와 관련한 책임투자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가입기관 관계자들이 책임투자원칙의 도입과 활성화, 확산방안 등을 논의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연례행사(PRI in Person)에서도 기후 이슈는 핵심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기후 스튜어드십이 온다⑧] 유엔 책임투자원칙, "기후변화는 투자자가 직면한 최우선 ESG 이슈"
▲ '책임 투자를 위한 책임투자원칙의 청사진' 설명 영상 갈무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지난해 연례행사에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마크 카니 글래스고탄소중립금융연합(GFANZ) 공동 의장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올해 행사에서도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데 있어 투자자의 역할은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책임투자원칙이 이렇게 기후 스튜어드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양한 ESG 이슈 가운데서도 기후변화가 투자자를 넘어 전 지구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투자원칙은 홈페이지에서 “기후변화는 투자자가 직면한 최우선 ESG 이슈”라며 “책임투자원칙은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저탄소 경제로 전환에 실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지구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투자원칙은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 투자자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임투자원칙은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투자 대상 기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행동’, 기후 스튜어드십 활동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책임투자원칙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의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거대한 물리적,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그 예로 책임투자원칙은 2019년 한 해에만 자연재해에 따른 세계적 재정적 손실이 1500억 달러(약 196조 원)에 이르렀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책임투자원칙은 기후변화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책임투자원칙이 인용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전망에 따르면 2035년까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필요한 투자는 매년 2조4천억 달러(약 3100조 원)에 이른다. 이는 세계 GDP의 2.5% 규모다.

유진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원은 “기후 스튜어드십 코드는 책임투자원칙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로 간주한다”며 “책임투자원칙 회원들은 기업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대화를 이끌어내고 목표 설정 및 성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책임투자원칙의 방향성은 투자자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 연구원은 “책임투자원칙의 요구는 투자자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대응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요구는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소, 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을 채택하고 환경 문제에 관한 책임을 갖도록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책임투자원칙에 투자자 및 ESG 관련 기관 30여 곳이 가입해 있다. 공적 투자자로는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 2곳이참여했다.

책임투자원칙은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등 ESG 투자와 관련한 유엔의 산하 기구 2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는 유엔환경계획이 ‘환경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금융기관과 보험사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유엔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지닐 수 있도록 권장하는 이니셔티브다.
  책임투자원칙은 ESG 문제와 관련한 투자 관행을 통합하기 위한 6대 원칙을 세우고 있다.

6대 원칙은 △투자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에 ESG 이슈를 적극 반영 △투자철학 및 운용원칙에 ESG 이슈를 적극 통합 △투자 대상에 ESG 이슈에 관한 정보공개 요구 △금융산업의 책임투자원칙 준수와 이행 노력 △책임투자원칙의 효과를 증진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 추진 △책임투자원칙 이행에 관한 세부활동과 진행사항 공개 등이다.

기후 스튜어드십 가이드라인과 관련 책임투자원칙의 폴 챈들러 스튜어드십 대표는 13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2023기후경쟁력포럼에서 ‘왜 기후 스튜어드십인가’를 주제로 동영상을 통해 발표한다. 장상유 기자
[기후 스튜어드십이 온다⑧] 유엔 책임투자원칙, "기후변화는 투자자가 직면한 최우선 ESG 이슈"
▲ 유엔 책임투자원칙은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엔의 주도로 설립된 세계 최대 책임투자 협의체다. 폴 챈들러 책임투자원칙 스튜어드십 대표(사진)은 13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2023기후경쟁력포럼'에서 기후 스튜어드십의 필요성에 관한 기조발제를 한다.
 
[편집자주] 68조 달러, 우리 돈 9경 원의 자산 보유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후행동 100+’란 이름으로. 캘퍼스, GIC 등 대형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국적도, 규모도 다른 투자자들이 연합해 ‘기후행동’에 나선 이유는 하나다. 기후재앙이 더 커지면 혹은 탄소중립 압박으로 산업 지형이 달라지면 투자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탁자 활동 즉 기후 스튜어드십 활동이 국내외 대형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다. 올 9월부터는 국민연금도 ‘기후변화 관련 위험 관리’ 차원에서 수탁자 책임 활동 즉 스튜어드십 활동을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기후 스튜어드십을 선도하는 국내외 리더들을 인터뷰하고 국내 기업 대응 전략을 전한다. 아울러 국회ESG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공동으로 6월13일 2023기후경쟁력포럼을 개최한다. 관련 기사와 포럼 안내는 홈페이지(ccforum.net)에서 볼 수 있다.

⑥ 국민연금 전문위원 원종현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지배구조 개선 전제돼야”
⑦ 포스코홀딩스 김훈태 “탄소중립 핵심은 기업, 공동의 노력 필요”
⑧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왜 기후 스튜어드십을 장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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