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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원내대표로 마지막 본회의 앞둔 박홍근, 쟁점법안 강공 드라이브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04-26 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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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여당과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로서 임하는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법안을 통과시켜 당선 일성에서 외쳤던 ‘강한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후임 원내대표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당 원내대표로 마지막 본회의 앞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75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홍근</a>, 쟁점법안 강공 드라이브
▲ 임기만료를 앞둔 박홍근 원내대표가 쟁점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강경한 자세로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11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으나 27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박 원내대표를 향해 ‘협치’와 ‘상생’을 언급하며 기 싸움을 벌였지만 박 원내대표는 단호한 태도로 쟁점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 원내대표와 만남에서 “국회가 일찌감치 처리해야 했던 사안과 법안들이 밀리고 밀려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국민 다수가 요구하고 또 국회 다수가 요청한 사안들이 많은 만큼 더 이상 미루는 것이 오히려 국회의 발목을 잡거나 국민의 발전을 지연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법안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인 이른바 '쌍특검법'을 비롯해 간호법 제정안, 방송법 개정안까지 세 가지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업무 범위와 처우, 자격 등을 규정하는 법률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21일 본회의에 직회부한 방송법안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세 가지 법안 모두 여야의 시각차가 너무 커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는 특검법은 물론 방송법 개정안과 간호법안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쟁점법안 본회의 상정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와 만나 ‘쌍특검법’을 27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발의된 여러 개의 특검법안들 가운데 '50억 클럽 특검법'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 발의안을, '김건희 특검법'은 이은주 정의당 의원 발의안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내용에 차이가 있는 특검법안들의 선택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박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특검법안을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임기 안에 ‘쌍특검법’ 본회의 통과를 성사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민생'을 앞세워 전세사기 특별법안만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마련한 전세사기 법안처리에 협조하는 동시에 쟁점법안 세 개를 같이 처리하겠다는 전략으로 맞섰다.

또 박 원내대표는 방송법을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국민의힘에는 대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대안도 없이 또다시 발목 잡기에 나선 방송법도 이번 본회의에 부의해서 '공영방송 사장 선출 등 지배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으로 복당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법 강행처리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지는데 박 원내대표의 강성 기조와 함께 임기내 일어난 일들을 매조지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박 원내대표가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자신이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강조했던 ‘강한 야당’의 모습을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해 3월 박광온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상대적으로 친명(친이재명) 성향인 만큼 정부여당 견제 쪽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국회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등 임기 1년 동안 정부여당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협상과 타협을 우선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박 원내대표의 강경한 자세에 국민의힘도 대응에 나섰다. 

유상범, 전주혜, 장동혁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 6명은 지난 14일 민주당의 방송법 등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윤 원내대표는 간호법안 중재를 위해 간호사단체를 만나는 등 노력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언급하는 것을 꺼려왔던 윤 원내대표의 성향을 감안할 때 쟁점법안에 대한 박 원내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강한 압박을 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임기를 마치며 정리할 건 정리하면서 국회가 좀 더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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