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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 극단적 날씨에 '워터리스크' 커진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04-24 17: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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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 극단적 날씨에 '워터리스크' 커진다
▲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6월 이후 슈퍼 엘니뇨를 예상했다. 슈퍼 엘니뇨는 한반도에 가뭄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2023년 여름 이후 세계 각 지역에서 이전보다 불규칙하고 극단화된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범위를 벗어난 폭염과 가뭄 혹은 홍수에 따른 ‘워터 리스크(Water Risk)’로부터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4일 세계기상기구(WMO),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 등 주요 기상 기구들의 올해 기상 전망을 보면 6월 이후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동쪽 적도 인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질 때를 이르는 말로 전 지구의 기후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상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본다.

엘니뇨는 반대 현상인 라니냐와 번갈아 나타나는 만큼 엘니뇨의 발생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부터 평년과 강도가 다른 ‘슈퍼 엘니뇨’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현재 세계의 바다는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될 만큼 뜨거운 상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4월에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섭씨 21.1도로 역대 최대치까지 올랐다.

가장 최근 슈퍼 엘니뇨는 2015~2016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종전 최고 기록인 섭씨 21도였다.

슈퍼 엘리뇨는 보통 10~15년 주기로 발생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엘니뇨와 라니냐의 변동이 과거와 달랐다는 점도 올해 슈퍼 엘니뇨의 발생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통상적으로 1년 안에 사라지거나 길어야 2년 정도 이어지지만 지난 3년 동안에는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3년 연속 라니냐가 이어진 바 있다.

NOAA 보도자료에서 마이크 맥패든 수석연구원은 “올해 슈퍼 엘리뇨가 온다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자연 현상은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슈퍼 엘리뇨는 지구 전체를 극심한 가뭄, 홍수 등으로 뒤집어놓기 때문에 이례적 상황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2016년 슈퍼 엘리뇨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극심한 고온과 가뭄을,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는 홍수를 불러왔다.

당시 미국 경제전망기관인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슈퍼 엘니뇨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만 100억 달러를 웃도는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역시 슈퍼 엘리뇨의 영향으로 2015년에 극심한 가뭄을 겪기도 했다.

슈퍼 엘니뇨가 6월부터 한반도 인근에 태풍을 만들고 태풍이 장마전선의 형성을 방해하면서 마른 장마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발생한 태풍은 한반도 인근을 지나가거나 일부 지역에만 비를 뿌리면서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한반도의 여름은 과거보다 강한 가뭄을 겪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엘니뇨의 효과가 더 강해지는 만큼 더욱 기상 현상도 더욱 극단적으로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장마백서’에서 “태평양 해수온에 양의 편차가 나타나는 엘니뇨 시기에 우리나라 장마 강수량은 감소하는 반면 해수온에 음의 편차가 나타나는 라니냐 때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올해 높아질 '워터 리스크' 즉 물 위험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에서 물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 수는 74개며, 잠재적인 재무 영향을 받고 있는 자산은 13조5900억 원에 이른다. 

CDP는 삼성전자, 포스코,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롯데케미컬 등 한국 산업계의 대표적 업체들뿐 아니라 한국동서발전 등 대부분의 발전기업들이 물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
올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 극단적 날씨에 '워터리스크' 커진다
▲ 사진은 미국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에 걸친 미드호가 가뭄으로 마른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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