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4월22일은 53주년 지구의 날이다. 순수 민간영역의 주도로 반 세기 넘게 이어져 온 '지구의 날'은 환경을 위한 인류의 노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날이다.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인류가 인위적 환경 파괴의 결과를 인식하고 함께 대응을 시작한 지 반세기가 지났다.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RE100이 추진되는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본격적인 환경 파괴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오늘 하루라도,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 ‘지구’를 위해 나 하나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22일은 올해로 53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지구의 날은 순수하게 민간영역의 주도로 시작된 세계적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8세기 말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인류에 의한 환경파괴는 더 빠르고 더 강해졌다.
대기에는 온실가스를 비롯해 매연 등 유독한 가스의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강과 바다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흘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환경 파괴라는 개념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높이 세워진 공장 굴뚝과 굴뚝에서 나오는 새까만 연기 그리고 오염돼 뿌옇게 변한 대기는 오히려 발전된 국가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인류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특히 1962년 출간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은 인류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운 계기로 평가된다.
침묵의 봄은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첼 카슨이 뉴욕타임즈에 연재한 뒤 출간한 책으로, 살충제로 쓰이는 DDT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 내용을 담았다.
‘환경학의 고전’, ‘세상을 바꾼 책’으로 꼽히는 침묵의 봄은 출간 뒤 24개국에서 5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세계의 대중에게 큰 영향을 줬다.
타임지는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레이첼 카슨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후 1969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해안에서 정유기업 ‘유니언오일’의 시추시설 파괴로 발생한 대규모 해상원유 유출사고는 환경 파괴에 대한 대중의 움직임을 확산케 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줬다.
이 사고를 계기로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은 환경 파괴를 향한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처음으로 ‘지구의 날’을 주창했다.
게이로드 넬슨은 당시 학생들의 반전시위에 영감을 얻어 환경파괴를 주제로도 학생들의 사회운동을 촉발하기 위해 미국 전국의 대학 캠퍼스에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후 하버드대학 학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와 함께 전국적 행사를 계획하며 가능한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 대학의 봄방학과 기말고사 사이의 평일인 4월22일을 행사날로 선택했다.
1970년 4월22일 미국에서 벌어진 첫 지구의 날 행사에는 당시 미국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천만 명이 전국 각지에서 거리로 나와 호응했다.
뉴욕에서는 5번가에서 자동차의 통행이 금지되고 센트럴파크에는 6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이기도 했다.
이후 지구의 날은 오늘날까지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1990년부터는 190여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적 공식 기념일로 발돋움하게 됐다.
현재는 비영리단체인 ‘지구의 날 네트워크’가 매년 주제를 선정하는 등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지구에 투자하세요(Invest in Our Planet)’다.
지구의날 네트워크는 홈페이지(www.earthday.org)에서 환경 관련한 퀴즈를 제공하는 등 환경을 향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9년부터 ‘기후변화 주간’을 지정하고 전국적으로 저녁 8시부터 ‘10분 소등행사’를 진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각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별로도 환경보호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