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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독자생존 길 찾을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7-21 18: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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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독자생존 길 찾을까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 사장은 노조의 파업도 막아야 하고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주들을 만나러 출장도 다닌다.

5조 원이 넘는 자구계획을 추진하면서 과거 경영비리와 단절하기 위한 강도높은 쇄신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 '노조와 채권단 사이' 정성립, 파업 사태 막을까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임단협과 구조조정 등에 반발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아직 파업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언제라도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6일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고 1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 신청을 하면서 파업권을 확보했다. 조선업계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어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내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절실하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지난해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노조로부터 쟁의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았다. 파업에 대한 채권단의 태도 역시 강경하다.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계약위반에 따라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채권단에서 자금 지원을 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얼마 전 기자들에게 “회사의 심각성을 노조가 알기 때문에 파업은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에 대한 절박함 속에서 파업을 우려하는 마음과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반반씩 섞인 발언이었다.

정 사장은 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채권단처럼 강경책을 쓰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노조의 경영참여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

정 사장은 6월말 업계 최초로 노조를 감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각 계층이 참여하는 쇄신위원회를 가동하고 경영회의에 노조위원장을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 사장이 이렇게 파격적 방안들을 잇달아 내놓는 것은 노조를 달래 파업을 막고 어떻게든 경영정상화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 대우조선해양 독자생존 길 찾을까

정 사장이 맞닥뜨린 문제는 노조의 파업만이 아니다. 정 사장을 더욱 압박하는 것은 8월 나올 조선업 통합 컨설팅 결과다. 조선업계를 재편하려는 정부가 컨설팅 결과를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는 조선업계 전반에서 생산능력 감축은 물론 회사별 사업조정, 조선3사를 2사로 통합하는 방안 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 담긴 조선업계 구조조정 강도가 강할수록 대우조선해양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독자생존 길 찾을까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1월30일 노사합동 전사대토론회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나누고 있다.
오너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비해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검찰수사로 사회적인 인식도 좋지 않은 편이다. 자칫하다 모든 주도권을 내주고 정부의 의지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닐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 사장으로서는 어떻게든 독자생존 능력을 증명해야만 한다. 정 사장이 발로 뛰며 유동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사장은 12일 그리스 등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선박 발주처 경영진들을 직접 만나 선박 인도대금을 선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현재 선박 인도시점에 대금의 60~7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수주계약이 많은데 선박 인도 전에 일부라도 지급받으면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우조선해양 플랜트사업 사상 최대 규모인 카자흐스탄 원유생산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최근 확정돼 생산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수금으로 1억3천만 달러를 받을 뿐 아니라 플랜트인력이 3년간 일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경영정상화에 큰 짐을 덜게 됐다.

정 사장은 벼랑 끝의 심정으로 쇄신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은 4일 사내매체를 통해 환골탈태를 위한 8대 쇄신계획을 마련했다. 각종 비리와 경영부실 등 부끄러운 과거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대우조선해양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비리행위 일벌백계 원칙 △윤리쇄신위원회 가동 △자구안 실현을 위한 헌신 △ 본사 이전을 통한 야드중심경영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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