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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위탁생산 뺏어올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7-20 13: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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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반도체 전문기업 엔비디아가 고성능과 중저가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급성장하는 그래픽카드시장에서 독점체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TSMC가 큰 수혜를 입으며 위탁생산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어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해 추격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 엔비디아 신제품, AMD에 승기 잡아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일 “엔비디아가 AMD와 중저가 신제품 성능경쟁에서 압승을 거두었다”며 “전력효율과 온도변화, 성능 측면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5월 말 PC용 고성능 그래픽카드 신제품 GTX1080과 1070을 각각 600달러, 450달러의 가격에 내놓은 데 이어 최근 249 달러의 중저가형 신제품 ‘GTX1060’을 기습적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위탁생산 뺏어올까  
▲ 엔비디아 중저가 그래픽카드 신제품 'GTX1060'.
경쟁사인 AMD가 199달러의 가격에 성능을 크게 높인 그래픽카드 신제품 RX480을 6월 말 출시하며 공세를 강화하자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신제품 출시를 앞당겨 대응한 것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GTX1060의 성능은 500달러부터 판매되던 이전작 GTX980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엔비디아와 AMD의 PC용 외장 그래픽카드는 고성능 게임과 고화질 동영상 등을 구동하려는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구매해 장착하는 제품이다. 사양이 낮은 게임이나 콘텐츠는 PC용 CPU의 내장 그래픽카드로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장 그래픽카드와 성능차이가 압도적으로 큰 신제품이 이처럼 낮은 가격에 출시된다면 그동안 가격부담으로 구매를 꺼리던 잠재수요를 크게 확보할 수 있다.

세계 PC업체들도 제품 차별화를 위해 외장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제품의 라인업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 그래픽카드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능 게임시장 확대에 이어 가상현실 콘텐츠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그래픽카드 시장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만 HTC등의 PC용 프리미엄 가상현실기기 보급이 본격화되면 성장세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와 AMD는 가상현실시장의 개막에 대비해 가상현실 콘텐츠 구동에 특화한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내놓으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레피스는 엔비디아와 AMD가 그래픽카드 보급의 확대를 위해 가격과 성능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만큼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규모가 내년까지 급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AMD보다 성능이 높은 제품으로 시장 선두입지를 강화하는 데 공격적으로 나선 만큼 실적증가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60% 급등했을 정도다.

엔비디아는 현재 세계 PC용 그래픽카드 시장을 80%에 가까운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다. AMD의 점유율은 20% 정도로 두 업체가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트레피스는 “AMD가 엔비디아를 뛰어넘을 만한 차기 제품 공개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엔비디아의 독주체제는 더 강화될 것”이라며 “인텔과 향후 경쟁구도도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 엔비디아 독주 강화, 삼성전자에 악재

엔비디아의 그래픽반도체(GPU)는 구조적 특성상 병렬연산을 주로 하는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는 이런 점을 앞세워 인텔이 99%의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분야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위탁생산 뺏어올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엔비디아의 반도체사업이 급성장세에 오르며 그래픽반도체 등 주요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TSMC가 애플의 AP 위탁생산을 독점하고 엔비디아의 GPU 위탁생산물량도 급증하며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켓리얼리스트는 “TSMC는 2분기에 엔비디아의 머신러닝 전용 반도체 위탁생산도 추가로 수주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AMD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은 삼성전자와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AMD는 그래픽반도체 신제품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AMD에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위탁생산시장에서 대만 TSMC를 뛰어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7 AP의 위탁생산물량을 모두 뺏긴 데 이어 그래픽반도체 급성장의 수혜를 크게 보지 못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그래픽카드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위탁생산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영업능력을 강화한다면 TSMC의 수주물량을 충분히 빼앗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위탁생산라인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며 “계속해 소문으로 그치고 말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수년 넘게 그래픽반도체 특허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법정공방을 이어왔지만 올해 5월 크로스라이선스(특허공유) 계약을 맺으며 분쟁이 마무리됐다.

두 업체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위탁생산물량 수주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적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특성상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앞서있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유리하다”며 “삼성전자는 그래픽카드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에 엔비디아의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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