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3-23 16: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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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진그룹 오너3세인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총괄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한진이 '글로벌 스마트 물류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총괄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비전 2025'를 통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한진의 투자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게 됐다.
한진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당초 재계의 예상대로 조 사장은 무난하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지난달 조 사장의 한진 주식 4572주(지분율 0.03%) 매입으로 이사회 합류 가능성이 점쳐졌다. 당시 한진은 조 사장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책임경영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의 이사회 합류 여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조 사장은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 2022년 1월 사장으로 빠르게 승진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조 사장의 합류로 한진은 해외 물류사업 및 택배사업에도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조 사장은 한진 미등기 임원이었다.
한진은 지난해 6월 '비전 2025'를 제시하고 2025년 매출 4조5천억 원, 영업이익 2천 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특히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풀필먼트 및 인프라 8천억 원 △글로벌네트워크 1500억 원 △플랫폼 및 IT 1500억 원 등 모두 1조1천억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조 사장의 이사회 합류로 한진은 투자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우선 조 사장은 초국경택배(CBE)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은 해외직구·역직구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훗타운'을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인다. 훗타운은 전 세계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글로벌 맞춤형 플랫폼이다.
판매자가 현지에서 구매 대행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별해 훗타운에 상품 정보를 등록하고 한진이 상품 정보와 운송비를 확인한 후 링크를 생성하면 판매자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링크를 올려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문이 완료된 상품을 해외 현지 한진 물류센터에 전달하면 배송비가 차감된 후 수익금 정산이 이뤄진다.
훗타운은 현재 한진이 운영하고 있는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이하넥스'와 해외역직구 배송 서비스 '글로벌 원클릭'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진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라스트마일(최종 배송단계) 솔루션·플랫폼 기업 고리컴퍼니와 협약을 맺고 미국향 해외역직구 상품 배송 역량을 강화했다. 같은 달 베트남 우정청과도 협약을 맺어 베트남향 해외역직구 사업 서비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한진은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 해외 거점 확대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현재 15개 국가에서 12개 법인과 31개의 거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국내 택배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동남아시아에서 이커머스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은 올해 3월 기준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4개 나라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국, 싱가포르에는 현지 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로 거점 확대를 검토 중이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사업을 통해서도 초국경택배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6월에는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판로를 지원하는 'SWOOP', 올해 1월에는 친환경 브랜드의 해외역직구를 지원하는 플랫폼 '슬로우레시피' 등을 출범시킨 바 있다.
한진은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글로벌 물류센터(GDC)의 증설을 통해 물류처리량을 기존 하루 2만 건에서 4만 건으로 2배 확장하는 등 역직구 시장 성장에 대비했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6월 쿠팡이 위탁물량 일부를 철회함에 따라 택배 물량이 월 370만 박스 감소했다. 이로 인해 수익성에 타격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이커머스의 해외직구 물품을 배송하는 초국경택배 시장 규모가 연간 100조 원대로 성장하면서 물류기업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초국경택배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가 시급한 상황인데 조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됨에 따라 앞으로 한진의 보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조 사장은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뒤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총괄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조 사장은 한진에 합류한 뒤 산지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내지갑속선물', 전국 전통시장의 판로를 확대한 '디지털이지오더' 등으로 한진을 물류업계 ESG 선도기업으로 이끌었다.
또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 구축을 통해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