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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ARM 미국증시 상장 집중, '챗GPT 열풍' 수혜 노린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3-02 15: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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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ARM 미국증시 상장 집중, '챗GPT 열풍' 수혜 노린다
▲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영국 대신 미국 증시에 상장을 추진한다. 사진은 ARM의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 자회사 ARM을 미국증시에 상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기업공개 절차에 속도를 낸다. 손정의(마사요시 손) 회장이 강력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미국 증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들어 챗GPT ‘열풍’이 주요 반도체기업을 향한 긍정적 투자 전망을 주도하면서 ARM 상장에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2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ARM은 현재 영국이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우선순위로 두고 이와 관련한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런 내용을 보도하며 ARM이 영국증시에 향후 동시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아졌다고 전했다.

ARM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341억 달러에 인수를 결정한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 여러 기업이 개발하는 모바일 프로세서에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부터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400억 달러 규모의 딜을 추진해 왔지만 독점 규제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상장 작업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손 회장은 ARM을 상장하면서 매각을 추진할 때보다 더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자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장기간 약세장에 접어들며 ARM의 상장 전망도 다소 불확실해졌다.

특히 반도체주를 비롯한 기술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ARM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기업공개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주 투자 펀드 ‘비전펀드’의 손실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하며 위기 상황에 놓였다. 2022년 누적 손실 규모가 6조2천억 엔(약 59조6천억원)에 이를 정도다.

ARM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면 소프트뱅크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도 증시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주요 반도체기업 주가에 ‘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ARM이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RM은 그동안 주로 모바일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반도체 설계기반(아키텍쳐)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수 년 동안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퀄컴 등 고객사가 개발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활용할 수 있는 설계기반을 개발해 공급하면서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에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 필수적이다. 데이터를 학습하고 서비스로 구현하는 데 다수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활용된다.
 
소프트뱅크 ARM 미국증시 상장 집중, '챗GPT 열풍' 수혜 노린다
▲ 마사요시 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현재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의 가장 큰 수혜를 거두고 있는데 AMD와 퀄컴, 인텔 등 기업도 잇따라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와 중국 바이두 등 세계 대형 IT기업은 챗GPT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및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같은 기업은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더욱 최적화한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자연히 ARM이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기반의 공급처를 확대하면서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과거 전기의 발견과 같은 산업 혁신을 일으킬 만한 잠재력이 있다며 다수의 반도체기업을 수혜주로 지목했다.

ARM도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면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 우수한 성장 잠재력과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게 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영국보다 미국 증시에 ARM을 상장하는 것이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해 미국 상장을 결정했다.

영국 정부가 ARM을 영국 증시에 상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손 회장은 자금 조달을 우선순위에 둔 셈이다.

손 회장의 이러한 승부수가 ARM의 성공적 기업공개로 이어진다면 소프트뱅크도 경영난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ARM이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요 예측과 공모가 결정 등은 이르면 늦은 여름까지 마무리된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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