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상과 동결 가운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창용 총재는 이미 금융업계에서 예측한 통화정책 전환지점인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2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이다”며 “액션이 완화적인 만큼 발언은 매파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도 “시장 참여자들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인상 같은 동결’로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 금리 동결을 기대하는 것은 국내 경기가 이미 둔화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21일 발표한 채권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8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6%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들 응답자가 국내 가계부채 상황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분석했다.
금융통화위원들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최종 기준금리를 연 3.75% 수준으로 주장하는 금융통화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추가 인상을 지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모든 금융통화위원들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조심하는 모습이었다”며 “연 3.75%를 주장한 위원들도 기본 전망은 연 3.50%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선택을 내린다면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통화긴축 정책은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올해도 물가안정에 방점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통화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창용 총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물가 고착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긴축적 수준까지 인상했다”며 “앞으로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창용 총재의 발언은 시장이 통화정책 변화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표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지속 여부와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물가 상황은
이창용 총재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창용 총재가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게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과 동결 가운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다. 연준이 3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격차는 역대 최대치인 1.5%포인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최근 물가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이창용 총재가 금리 동결을 결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1월 공공요금 인상 여파에 전달 대비 2.0%포인트에서 상승한 5.2%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21일 국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자료에서 “물가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금리인하를 하기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치로 수렴해 간다는 확실한 증가가 필요한데 한국은행은 연말 소비자물가가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