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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메타버스에서 '아이폰 신화' 재현 어렵다, 메타는 시장 선점에 총력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30 1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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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메타버스에서 '아이폰 신화' 재현 어렵다, 메타는 시장 선점에 총력
▲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애플 혼합현실 기기 예상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하는 가상현실(VR)및 증강현실(AR) 헤드셋으로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거나 성장성을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타버스 시장에서 애플이 고전하는 사이 메타(페이스북)이 신형 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하며 소비자 수요를 선점하고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기회를 맞고 있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차기 ‘야심작’으로 꼽히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이 이전에 출시했던 여러 상품과 확실하게 다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제품이 처음부터 다수의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으로 출시된 반면 혼합현실 헤드셋은 당분간 성공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기간을 거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내부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애플 혼합현실 헤드셋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는 잠재력을 안고 있는 제품으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머리에 착용하고 화면을 보면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쓸 수 있던 대부분의 콘텐츠와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을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애플이 올해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혼합현실 헤드셋 초기 제품은 12개 이상의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동작과 눈 움직임, 외부 환경을 모두 인식하는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눈 앞의 화면을 보면서 손과 눈의 움직임, 음성 명령 등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편리하게 동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적용될 공산이 크다.

다만 가격이 3천 달러(약 368만 원)의 고가로 예상되는 점, 배터리 지속 시간이 2시간 안팎에 불과하다는 특징과 집 밖에서 활용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약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머리에 착용해야만 쓸 수 있는 제품 특성상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애플이 다른 제품과 달리 혼합현실 헤드셋은 초반부터 대량 판매를 목표로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한계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애플은 가격이 비교적 낮은 보급형 증강현실 기기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혼합현실 헤드셋 초기 제품이 성공을 거두지 못 한다면 실제로 상용화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제품은 지방에서 이미 충분한 잠재 수요를 확인할 수 있던 제품”이라며 “그러나 혼합현실 기기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처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이를 합친 혼합현실 등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메타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애플 메타버스에서 '아이폰 신화' 재현 어렵다, 메타는 시장 선점에 총력
▲ 메타의 고성능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프로'를 이용하는 모습.
메타는 페이스북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고 메타버스 시장에 미래를 걸겠다고 선언한 뒤 자체 브랜드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의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퀘스트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세계 등 플랫폼을 개발하고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업체를 통해 신규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메타는 올해 안에 새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3’을 출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0년 퀘스트2를 시장에 내놓은 뒤 약 3년만에 보급형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해당 제품은 애플의 첫 혼합현실 헤드셋과 비슷한 시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에서 맞경쟁을 피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퀘스트3은 애플의 제품과 성격이 크게 다르다. 우선 판매가격이 300~400달러 선으로 애플 혼합현실 헤드셋과 비교해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타가 2014년에 오큘러스를 인수한 뒤부터 10년 가까이 가상현실 플랫폼을 운영해 왔다는 점도 콘텐츠 다양성과 활용도 측면의 장점으로 꼽힌다.

애플도 혼합현실 헤드셋을 출시하며 다수의 전용 앱과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간에 메타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전략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아직 혼합현실 기기의 ‘킬러콘텐츠’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출시는 메타 퀘스트 시리즈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더 부각시켜 메타버스 플랫폼 및 기기의 보급 확대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메타는 최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1500달러에 판매하던 고사양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프로’ 가격을 1100달러로 낮춰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실하게 선점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자칫하면 ‘검증된 히트상품 제조사’라는 명성을 잃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혼합현실 헤드셋이 시장에서 실패한 제품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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